"차분하게 시간 갖고 진지하게 대안 마련" 지시.."정책 잘못 세우면 국가 흔들릴 수 있다" 우려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 논의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급하게 해서 될 일이 아니라 신중하게 제대로 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등록금 부담 완화 추진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런 문제는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서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고등교육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고, 또 여기에서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을 해 줄 수 있는지 현실을 점검하고, 또 국민들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책을 한번 잘못 세우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어조는 상당히 단호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등록금 완화 방안들이 급조되고 있다는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막대한 국가재정이 소요될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 논의가 인기 영합적으로 흘러가는 데 정부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여당인 한나라당은 다음주까지 당의 등록금 완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며, 민주당도 반값등록금과 관련한 당론을 확정하는 과정에 있다.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은 모두 수조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말미에도 "청와대는 다른 곳과 달리 역사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며 "집중력을 가지고 전력을 다해 이를 추진해 달라"며 책임있는 자세를 재차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당장 한나라당의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이 확정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오는 15일 공청회와 이르면 21일 당정협의 거쳐 한나라당 등록금 방안 확정한다.
정부 내부적으로도 대책을 서두르기 보다는 대학 교육의 문제점, 정부 재정 상황, 국민 여론 등을 반영해 종합적인 안을 내놓는데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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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이와 관련, "정부와 정치권에서 반값 등록금 논의를 시작했으니 건설적 해법을 마련해 필요하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게 좋지 않겠나"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편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아울러 "실제 학부모와 학생 부담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등록금 부담은 완화해야겠지만 대학도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전반적인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