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이제 기관이 살 때"

[내일의전략]"이제 기관이 살 때"

엄성원 기자
2011.06.14 16:34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기조 속에서도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는 꺾이지 않았다. 하반기 강세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디딤돌 하나가 마련된 셈이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에 비해 5.5% 상승했다. 34개월래 가장 가파른 물가 오름세지만 예상했던 수준인 만큼 충격은 없었다. 이 와중에 5월 산업생산 증가세가 예상치를 웃돌며 중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예상보다 나은 중국 경제지표에 시장은 반색을 표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8.09포인트(1.37%) 오른 2076.83으로 마감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상승다운 상승이다. 전일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상승폭은 2포인트에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 中 긴축부담 덜었다?

이날 증시의 강한 오름세는 실제 물가 부담 진정보다 심리적 안도감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 연속 인민은행의 관리 목표치인 4%를 대폭 상회하고 있는 데다 다음달엔 6%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인플레 움직임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의 추가 긴축조치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CPI 발표 후 주중 인민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한층 강화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럼에도 이날 코스피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단숨에 120일 이평선(2073)을 뚫어냈다. 지표 내용보다 지표를 실제 확인했단 사실에 더 주목한 셈이다. 중국 인플레 부담이 이미 증시에 선반영돼 있다는 인식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기술적 반등이 아닌 추세적 반등은 아직이다. 여전히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강한 오름세는 '호재 아닌 호재'가 기술적 반등 기대와 만나 상승폭을 부풀린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기관이 살 때

그렇지만 기관이 매수 주체로 나서 오름세를 주도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기관은 이날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맞서 홀로 매물을 받아내며 374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하루 기준으론 지난 2월 말 이후 최대 규모다.

기관의 매수 강화는 반등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경기둔화와 그리스발 재정불안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탓에 외국인의 매수 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조정 분위기 속에서 꼬여버린 주도주 등의 수급을 푸는 덴 기관이 제격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관련, 기관의 매수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 팀장은 "기조적인 금리 인상 시기 기관이 외국인을 대신해 매수 주체로 부각됐다"며 "기조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을 보여줘 기관 매수와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순유입이 진행되면서 기관의 매수 여력이 회복됐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6월 들어 저가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여전히 채권형펀드로도 자금이 들어가고 있다"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기관은 이날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S-OIL, OCI, 호남석유 등 기존 주도주에 매수세를 집중시켰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SDI 등 최근 조정을 받았던 주요 전기전자주도 일부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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