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정 덕분에...' 이제는 '차화정 때문에...'

'차화정 덕분에...' 이제는 '차화정 때문에...'

임지수 기자
2011.08.24 10:50

[임지수의 '지수'이야기]

"연초부터 주도주인 차·화·정 위주로 편입비중을 늘렸던 전략이 통했다."(지난 5월, A투자자문 대표)

"'차·화·정' 주도주 위주의 공격적인 투자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던 게 오히려 약이 됐다."(지난 22일, B투자자문 대표)

'차화정'은 올 상반기 증시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말이다.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의 일컫는 신조어로 인터넷 사전에도 '차화정'에 대한 풀이가 나와있을 정도다.

'차화정' 주가 상승의 중심에는 자문형 랩이 있었다. 지난해 부터 랩 어카운트 바람이 불면서 이들이 증시 주연으로 등장, 특정 종목의 주가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투자자문사들이 '차화정'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고 '차화정'에 집중 투자했던 자문형 랩들은 덕분에 상당한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5월부터 조정장이 계속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오를 때 선두에 섰던 '차화정'이 하락장에서도 앞장 서면서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차화정'에 대한 집중 투자로 재미를 봤던 자문사들의 수익률이 특히 저조한 것은 당연하다.

높은 수익률의 달콤함을 줬던 '차화정'이 이제는 독이 된 것이다. '차화정'을 넉넉히 담지 않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자문사들은 지금은 오히려 편한 입장이 됐다.

실제 '차화정' 대표 종목들의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상태다. OCI는 올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 폭락했고 LG화학 주가도 40% 이상 하락했다. 현대차 주가도 5월 보다 30% 넘게 빠졌다.

'차화정'이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반등 조짐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술적 반등일 뿐 본격 회복세를 점치는 시각은 많지 않다. 또 아직까지도 자문사들이 들고 있는 '차화정' 주식들이 상당해 추가 물량 출회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어떤 자문사의 경우 전체 수탁고 가운데 80%를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4개 종목으로 채울 정도로 자문형 랩의 '차화정' 쏠림이 컸었다"며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아 반등시 해당 종목의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화정 때문에...'라는 원망의 목소리가 다시 '차화정 덕분에...'로 바뀌기 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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