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에도 월급 받으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퇴직 후에도 월급 받으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엄성원 기자
2011.09.13 10:49

베이비붐세대, 은퇴 재테크로 월지급식펀드 인기몰이..수익률보다 안정성 우선해야

# 재작년 정년퇴임한 김민수씨(63). 이번 추석 때 김씨는 큰 손자가 봄부터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30만원짜리 최신형 게임기를 통 크게 쐈다(?). 아버님 때문에 버릇 나빠진다며 며느리는 잔소리를 하지만 게임기를 받아들고 연신 '할아버지 최고'라며 함박웃음을 짓는 손자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기만 하다.

김씨는 요즘 월지급식펀드에 퇴직금을 넣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퇴직 때 월지급식펀드에 2억원을 투자한 김씨는 매달 140만원씩을 배분금으로 받는다. 넉넉친 않지만 아껴 쓰면 가끔 손자 선물이나 용돈 줄 정도의 여유는 만들어낼 수 있다.

30여년간 월급쟁이 회사원으로 일한 김씨는 퇴직 당시엔 걱정이 태산이었다. 어렵사리 장만한 아파트 말곤 이렇다 할 재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1억원 남짓한 퇴직금을 제외하곤 가진 돈이라곤 틈틈이 모아놓은 1억5000만원 남짓한 예금이 전부였다. 무엇보다 매달 월급을 받아 생활하던 사람에게 더 이상 고정적인 수입원이 없어진다는 게 불안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월지급식펀드가 노후자금 마련용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신문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수익금을 매달 월급처럼 받을 수 있다는 대목이 마음에 쏙 들었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를 책임질 수 있는 월지급식 금융투자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게 월지급식펀드다. 월지급식 펀드는 목돈을 맡긴 후 그 투자 수익을 매달 월급식으로 지급받는 펀드를 말한다. 김씨와 같이 다달이 생활비 형식의 노후자금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격인 상품이다.

월지급식펀드의 최근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달 말 현재 월지급식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7500억원(역내펀드에 한함). 이중 5800억원이 올해 들어 유입됐다.

월지급식펀드는 노후자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가급적 보수적으로 운용해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한다. 이에 따라 월지급식펀드의 80% 가량이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폭락장에선 어쩔 수 없이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월지급식펀드는 사전에 정한 비율에 따라 분배금이 확정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악화될 경우, 투자원금에서 분배금이 지급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금이 분배금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다. 그렇기에 월지급식펀드에 투자할 땐 목표 수익률과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특히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주식형펀드의 경우,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에 비해 수익률은 높지만 최근과 같은 폭락장에선 원금 손실 위험성이 있다.

대표적인 월지급식 주식형펀드인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C2'는 5일 현재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64%에 그치고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3.29%에 불과하다. 최근 성과가 부진하면서 폭락장 이전 80%를 웃돌던 3년 수익률도 40%대로 낮아졌다.

월지급식 펀드 중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한국운용의 주식혼합형펀드인'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매매증권투자신탁1'은 3년 수익률이 15.59%로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를 밑돌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1%로, 폭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 비중이 5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의 경우, 방어적 성격이 더욱 강하다. 지난해 8월 설정된 '동양월지급식국공채공모주증권투자신탁1'은 연초 이후(3.90%)뿐 아니라 3개월(2.70%) 평가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폭락장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최근엔 아예 원금 손실 가능성을 배제한 원금 보장형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지난 8일 출시된 KDB대우증권의 'KDB 월지급안심튼튼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펀드국내 국공채 10년물에 투자하는 채권파생형상품으로 투자자에게 1년간 연 6.8%의 금리를 매월 고정 지급하고 1년차 이후부터는 특정인덱스의 운용성과에 연동해 최소 0%에서 최대 연 11.6%까지 지급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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