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해법을 주도하고 있는 장본인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위기 해결의 또 다른 열쇠를 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여성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여성이 유리천장을 뚫고 최고위층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배층에서는 소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냉혹하고 제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성공하는 여성들의 비밀스런 생각'의 저자 발레리 영은 "여성들은 심지어 같은 여성들에게조차 더 많은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남성 리더들은 복합적인 성격을 드러내도 그러려니 하지만 강한 여성들은 능력과 권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진부한 편견으로 싸잡아 매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포브스는 라가르드 총재부터 질 에이브럼슨 뉴욕타임스(NYT) 편집국장 등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들을 대상으로 여성 리더와 관련한 최악의 고정관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경력관리 전문가들도 여성들의 성공과 관련한 위험한 선입관들이 여성들에게 집단 무의식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여성 리더들이 가장 싫어하는 자신들에 대한 10대 편견이다.
1. 얼음공주=리더십과 성과 개발 트레이닝 회사인 피어스의 최고경영자(CEO) 할리 복은 사회적으로 여성 리더들은 가차없는 "얼음공주"라는 선입관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소설과 영화로 유명한 '악마는 프리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프리스틀리 편집장(실존 인물인 안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을 모델로 한 인물)처럼 성공한 여성들은 매정하고 권력 지향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피어스의 복은 "직장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여성들은 종종 너무 약하거나 조직을 이끌기엔 불안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반대로 감정을 보이지 않고 극도로 프로답게 감정을 억제하는 여성은 얼음 같이 차갑고 여성스럽지 않다는 이미지를 준다"고 지적했다. 여성으로선 이래도, 저래도 부정적인 비판을 듣기 십상이다.
2. 외로운 싱글=하버드 대학의 올리비아 폭스 캐베인 교수는 사회적으로 강한 여성들들은 남성들을 위협하는 경향이 있으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삶을 희생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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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넷 나폴리타노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장관으로 발탁됐을 때도 비평가들은 그녀가 독신이기 때문에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3. 거칠다=뉴욕타임스의 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 에이브럼슨은 성공한 여성에 대한 가장 싫어하는 편견으로 "거칠다"는 평가를 꼽았다. 에이브럼슨은 월스트리트 저널(WSJ) 탐사보도 기자로 활동할 때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기준을 정해놓고 일했다"며 "(맹렬하게 일했다고 해서) 내가 거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 약하다=코스타리카의 첫 여성 대통령인 라우라 친치야는 여성 리더에 대해 사회적으로 가장 팽배한 선입관이 "약하다"는 인식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성공은 단지 한 사람의 결과가 아니라 그들의 결과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것은 권력을 다루는 다른 방식인데 약함이라고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5. 남성스럽다=라가르드 총재는 강한 여성은 이슈를 주도해야 하며 남성처럼 보여야 한다는 편견이 가장 짜증스럽다고 밝혔다. 그녀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비즈니스맨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정말 싫어한다고 고백했다.
또 때로는 "올바른" 방식으로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만 "과도하게 사업적"이 되는 것에는 저항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6. 음모를 꾸민다=NBC방송 '투데이'의 앵커인 앤 커리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여자는 "뉴스 판단력"이 떨어져 뉴스 리포터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가장 상처가 되는 선입관이 "여성은 음모를 꾸미거나 승진을 조작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7. 감정적이다=사업 안내서인 '엄청난 것의 핵심'의 저자이자 임원 트레이너 엘런 루빈-셔먼은 여성 리더에 대한 가장 위험한 편견으로 감정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인식을 꼽았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일관되게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선 캠페인 때 눈물을 보이자 전 언론이 달려 들었다. 마찬가지로 야후의 전 CEO인 캐롤 바츠는 종종 "신랄한 표현"을 쓴다는 비판을 들었고 이는 그녀가 "감정적"이고 "돌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증거로 여겨졌다.
8. 화를 낸다='성공하는 여성들의 비밀스런 생각'의 저자 영은 "분노는 남성에겐 높은 지위에 올랐다는 상징이지만 여성이 화를 내면 노련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미국의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2008년 대선 캠페인 때 "분노하는 흑인 여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미셸 여사는 좀더 호감가는 이미지를 만들려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정치적 이슈에 대한 견해보다는 패션과 남편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지지로 유명해지게 됐다.
9. 남녀평등 정책의 수혜자=현재 미국 기업들의 이사 가운데 16%가 여성이지만 실력과 성과로 이사에 올랐다는 평판보다 이사회를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 뽑혔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전 국무부 장관은 때로 회의실 내에 유일한 여성이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미국 장관직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노스이스턴 대학 MBA 경력센터의 린 사리카스 이사는 "기업들이 다양화 목표를 심각하게 여기긴 하지만 다양화 목표가 최고의 인재를 이사 자리에 앉혀야 한다는 절박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여성이 발탁되는 것은 교육과 경험, 기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역량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0. 관상용 화초=체인지 스트래터지의 CEO인 빌리 블레어는 여성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성공한 여성들은 강력한 리더라기보다 "화초"처럼 평가 절하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대선 때 부통령직에 도전했던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한 남성이 자신을 "코치나 쿼터백이 아니라 치어리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