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스 파파게오르지우 차코스그룹 부사장 인터뷰

그리스 재정위기로 전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그리스 선주사들이 조선사에 발주를 중단할 것이란 우려에 조선주가 휘청이고 해운업에 대한 투자 심리도 극도로 악화돼 있다.
해운 시장의 정보를 가장 빨리, 정확하게 분석한다는 그리스 선주사들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그리스 선주사들은 의외로 '지금은 투자에 나설 때'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만난 바실리스 파파게오르지우 차코스그룹 부사장은 "2008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선박 건조가 워낙 많아져 물동량에 비해 선박 공급이 많다"며 "해운업은 당분간 어려움을 겪겠지만 워낙 선박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에 투자에 나설 적기가 됐다"고 말했다.
클락슨 등 선박정보업체에 따르면 올해 그리스 선주사들은 167척에 달하는 중고선박을 사들였다. 올해 거래된 전세계 중고선 377척 중 절반 가량이 그리스 선주가 매입한 것이다. 차코스 그룹도 올해 3척의 컨테이너선을 구입했다. 용선계약((해운사가 배를 빌리는 계약)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고선 값이 워낙 싸 선박 구입을 서둘렀다는 설명이다.

파파게오르지우 부사장은 "2008년 150만달러에 달하던 수에즈급 컨테이너선이 지난해엔 100만달러, 올초엔 70만달러, 지금은 55만달러까지 내렸다"며 "신조선 가격도 많이 싸졌고 중고선박 가격은 워낙 낮아 좋은 투자 기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차코스그룹은 그리스에 본사를 두고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선주사다. LNG선박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TEN(챠코스 에너지 내비게이션, 뉴욕상장)을 중심으로 차코스 쉬핑 트레이딩, 차코스 콜럼비아 매니지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우르과이에 조선소와 바이오매스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TEN만 지난해 4억달러 규모의 매출액을 올렸다.
차코스그룹은 올해 한국 성동조선을 통해 2척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현대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와 신규 발주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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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게오르지우 부사장은 "성동조선에 발주한 것은 용선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주에 나선 것이고 신규 발주는 경기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TEN은 현재 80척의 선박을 운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50척이고 23척은 일본 조선소, 나머지는 유럽 등에서 건조했다. 중국 선박은 한 척도 주문하지 않았다. 파파게오르지우 부사장은 "중국 조선사들은 한국에 비해 10~15% 정도 싸게 공급하지만 딜리버리 타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선박 효율성등에서 뒤쳐진다"며 "중국산 선박에 대한 투자는 한건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산 선박의 품질은 비슷하지만 최근 엔고 탓에 가격 경쟁력이 크게 벌어졌다"며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더욱 향상된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선주사들은 그리스 경제 위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사는 그리스에 두고 있지만 영업과 경영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해운업 경기 악화는 그리스 자체보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 파파게오르지우 부사장은 "그리스 경제는 유럽 경제와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에 유로존과 맺은 약속을 이행한다면 4~5년 뒤엔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차코스그룹도 그리스 청년들을 더 많이 채용하고 그리스 크루를 채용하는 등 경제 회복을 위해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이 IMF 외환위기를 겪고 2008년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을 한국에 가서도 지켜봤다"며 "원달러 환율이 1600원대에서 1년 반만에 1100원까지 내려온 저력은 그리스인들이 배워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