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에 잇따라 증시 시스템 수출을 성공시키고 있다. 일본 동경거래소와는 세계 최초로 증시 간 교차거래를 성사시켰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와는 30~50개 기업을 교차 상장하는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해외 대형 거래소들의 눈에는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고, 상장되지 도 않은 거래소가 상장사들을 관리하는 모습은 '기형적'이다. 해외 거래소와 합작 사업을 추진하다가 '비상장'이 문제가 돼 무산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선진 증시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 한국형 증시를 보급하고 있는 것은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가속이 붙을 수록 내실도 다져지고 있는지,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돌아볼 필요성도 커진다.
일본과의 교차거래는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양국 투자자들의 상대국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접근도가 극히 낮은 상태에서 교차거래시스템만 갖춘다고 해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늘 5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 대기 중이라는 중국에 한국 기업을 교차상장시키는 일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기업과 변별력을 갖기도 쉽지 않을 터에 중국 증시에 교차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과제다.
외국기업 상장규정을 손질하고는 있지만 국내 증시에 대거 상장된 중국기업 중 제 2의 중국고섬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무적으로는 해외기업 상장의 파트너인 증권업계와의 보조를 제대로 맞추고 있는지도 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거래소가 추진했던 '해외기업 상장유치 주관 증권사' 선정 건이 유야무야 된 일도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심사를 통해 거래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증권사에게만 해외기업 상장유치 라이선스를 주겠다고 했다.
라이선스를 받은 증권사는 2개월마다 활동 내용을 거래소에 보고하고 해외기업 상장유치 관련 설명회 비용은 전액 증권사가 부담하는 등의 내용이 업계의 반발을 샀었다.
현지 해외기업 상장설명회를 개최했다가 부실한 준비상태로 정작 현지 기업을 면담한 증권사들의 진땀을 빼게 했다는 볼멘 소리도 업계에서 들려온다.
거래소의 해외시장 진출은 투자자와 증권업계, 나아가 우리 경제 전반에 커다란 효용을 가져다 줄 것이다. 보다 치밀한 준비와 꼼꼼한 점검이 요구되는 것도 기대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