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허창수의 GS "중소기업 업종 자발적 철수"

[단독]허창수의 GS "중소기업 업종 자발적 철수"

김태은 기자
2012.02.07 07:44

중기 영역 계열사 추리기 작업 돌입… 편의점 김밥 '후레쉬서브' 등 철수 검토

GS그룹이 삼각김밥 등 중소기업과 소규모 자본의 영역에 진출해 있는 계열사를 자발적으로 정리키로 하고 대상 계열사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중소 자본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비판이 거센 만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수장인 허창수 GS회장이 솔선수범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미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다른 대기업들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최근 계열사들의 사업목적 전반을 재점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주력 사업인 에너지와 유통, 건설 등과 관련성이 크지 않으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업영역에서 철수한다는 입장이다.

현재GS(71,700원 ▲2,300 +3.31%)는 국내에 상장사 8개와 비상장사 65개로 총 73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09년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된 후 64개사에서 9개가 늘어난 것이다.

지에스바이오, 지에스텍, 지에스에너지, 지에스그린텍 등 환경 에너지와 옥산오창고속도로 등 건설 관련 등 그룹 핵심 사업과 관련된 회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의 경우 대기업의 사업 영위 목적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사회적 여론과 상관없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GS측은 판단했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 3일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리조트에서 열린 GS 신임 임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도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공정사회 및 공생발전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다"고 상기시킨 바 있다.

허회장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자랑스런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열망을 이해하고,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그룹은 이에 따라 정부와 재계가 합의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해당하거나 자체적으로 중기 영역으로 분류한 계열사들을 선정하고 정리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리 대상 계열사로는 비상장사 중 후레쉬서브(삼각김밥 등 식료품 제조)와 상락푸드(위탁급식), 위너셋(의류 등 상품중개)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계열사는 지난 2005년 GS가 LG에서 분리된 후 사업을 확대한 분야로 전통적으로 중기업종에 가깝게 여겨진다.

먹거리 사업은 대기업 진출 비난 여론이 가장 거센 분야다. GS는 방계회사인 승산이 투자한 외식전문업체 '678'이 떡볶이 전문점 사업을 준비하자 올 초 투자금 20억원을 발빠르게 회수했다.

2007년 설립된 후레쉬서브는 삼각김밥과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계열사인 GS25 편의점에 공급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GS리테일에서 발생하고 있어 계열사 밀어주기란 지적도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시 유통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편의점용 먹거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지만 대기업이 유통 채널을 바탕으로 700원짜리 삼각김밥까지 판다는 비난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비난이 쏟아지자 일부 대기업들은 골목 상권과 관련한 사업을 접기로 했다. 삼성과 현대차, 롯데 등이 각각 제과점과 커피 전문점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GS는 이러한 비난 여론이 편의점 먹거리로 번질 가능성이 있고 여론에 등 떠밀리기식보다는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정부와 정치권이 대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어차피 피해 가기는 힘들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다음달 유통과 서비스 분야에서도 중기 적합업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국회는 떡볶이를 비롯한 분식사업과 제빵업, 세탁업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주로 영위하는 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던 다른 대기업도 영세 소상공인이 주로 영위하는 사업에서 결국 철수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범 LG가가 아워홈(순대)을, CJ그룹은 푸드빌(카레)을, 대명그룹은 떡볶이 레스토랑 '베거백'을 각각 운영 중이다.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의 딸인 정유경 부사장은 '조선호텔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GS처럼 계열사 편의점에 공급하는 식품을 만들고 있는 롯데와 보광 등도 사업 철수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보광은 세븐일레븐과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롯데후레쉬델리카와 훼미리에프앤비 등의 신선식품 제조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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