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하이마트 아닌 '하한마트'로 가요"

[기자수첩]"하이마트 아닌 '하한마트'로 가요"

황국상 기자
2012.02.28 17:41

"'하한마트'로 가요." 한 인터넷 투자정보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하이마트의 광고카피 "하이마트로 가요"를 패러디한 것. 하이마트의 최근 사정을 빗댄 것이지만 투자자 자신이 직면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이마트는 선종구 회장 등 경영진이 1000억원 넘는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에 연이틀 급락했다. 이번 수사를 일선 지방검찰청이 아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맡는다는 점에서 그 파장을 가늠하기 힘들다.

이런 불확실성으로 인해하이마트(8,010원 ▼90 -1.11%)시가총액은 이틀새 4500억원이 줄어든 1조35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이마트 대주주인유진기업(4,085원 ▼60 -1.45%)역시 하이마트 지분매각 일정이 늦춰지면서 시가총액이 9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하이마트 소액주주의 수는 2169명, 유진기업 소액주주는 9599명에 달한다. 두 회사 소액주주들의 주식평가액 역시 이틀 동안 1800억원 이상 축소됐다. 주식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 과실을 나누기 위해 일정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소액주주가 경영진의 비위혐의에 따른 리스크까지 고려했어야 한다고 질책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매년 '시장투명성 강화'에 목소리를 높이는 데도 기업의 횡령·배임이나 고의적인 회계조작 등이 끊이지 않는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경영진 횡령·배임 관련 공시는 지난해 52건 이뤄졌다. 2010년 61건에서 다소 줄었지만 올들어 2개월이 안되는 기간에 다시 16건의 공시가 이뤄졌다. 이들 공시가 모두 유죄 확정 내용은 아니지만 경영진 리스크가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도 힘들다.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모아 기업을 키우고 부가가치를 창출한 뒤 이를 돌려줘 다시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바로 주식회사제도다. 주식회사가 더 늘고 증시 기반도 넓어지려면 선의의 투자자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라도 줄여주는 게 당국의 책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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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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