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규모 뮤추얼펀드 무더기 퇴출

[단독]소규모 뮤추얼펀드 무더기 퇴출

권화순 기자
2012.04.19 05:11

펀드환매 역풍 속 소규모펀드 신규 양산 우려도

올초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소규모펀드 정리에 '칼'을 빼든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달 중 소규모 회사형펀드(뮤추얼펀드)의 등록을 대거 취소한다.

펀드업계는 올 1분기에 소규모펀드 124개를 없앴다. 하지만 펀드 환매 역풍으로 기존 중대형펀드에서도 자금이 추가 이탈하면서 소규모펀드가 재양산되고 있다. 자칫 업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소규모 뮤추얼펀드 일괄정리=18일 금융당국과 펀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3개월 이상 순자산액이 10억원에 미달하는 회사형펀드 52개 가운데 37개의 등록이 20일 일괄적으로 취소된다. 2009년 1개 펀드를 없앤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무더기로 등록을 취소하는 것은 처음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회사형펀드 등록취소를 위한 청문회를 열고 해당 운용사의 의견을 반영, 등록취소 대상 펀드를 결정해 각사에 9일 통보했다. 해산되는 펀드의 투자자는 20일 이후 계좌로 분배금을 받는다.

회사형펀드 해산작업은 소규모펀드 정리의 일환이다. 일반 펀드의 경우 운용사의 임의해지가 가능하지만 회사형펀드는 당국의 등록취소가 있어야 해산할 수 있다. 펀드업계는 올해 안에 펀드 순자산 50억원 미만 소규모펀드 340개를 정리키로 했다.

소규모펀드는 규모가 작아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기 어렵고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내 펀드시장은 미국 대비 35분의1에 지나지 않지만 펀드수가 지나치게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리대상 회사형펀드 중 일부는 투자자의 펀드 환매를 유도해 자연스럽게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이후에도 업계의 요청이 있으면 추가로 등록취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매의 역풍…"정리해도 끝이 없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총 124개의 소규모펀드(목표 대비 36%)가 정리됐다. 1월에는 37개, 2월 34개, 3월 53개가 사라졌다.

대형운용사 중 삼성자산운용(목표 14개)이 7개, 한국투신운용(목표 40개)이 8개, KB자산운용(목표 13개)이 8개를 없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목표 4개)은 아직 실적이 없다.

당초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소규모펀드 비중을 20% 이하로 낮출 것을 지시했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신규펀드 출시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후 펀드업계는 올해 1순위 목표를 소규모펀드 정리로 세워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있어 자칫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기존 중대형펀드의 자금이탈로 소규모펀드가 재양산되는 탓이다. 업계에선 내년 초 이후 본격적으로 소규모펀드가 대거 쏟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자금 유출세에도 파생상품펀드가 급증하면서 펀드수(13일 기준)가 9831개로 다시 1만개에 육박했다. 이중 10억원 미만 펀드가 무려 2681개로 전체의 27.27%에 달한다.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펀드는 4050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일본·중국펀드나 3년간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펀드의 경우 투자자의 반발이 우려돼 해지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하반기에 본격적인 정리계획을 잡아놨지만 잘될지는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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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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