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프리보드 활성화 위해 임의지정 추진…"시장개설 목적과 배치" 지적도
사설 장외주식 사이트에서만 거래가 가능했던 삼성SDS, 미래에셋생명 등 비상장 대기업 주식을 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인 프리보드(Free Board)에서 거래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
프리보드 운영자인 금융투자협회는 장외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많은 비상장 대기업과 상장예정 기업들을 유치해 개점휴업 상태인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프리보드의 비상장 대기업 유치는 '벤처기업 등 비상장 혁신형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이라는 시장개설 목적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프리보드 활성화를 위해 임의지정 방식으로 비상장 대기업과 상장예정 기업들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의지정이란 협회가 임의로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프리보드 호가중개종목으로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비상장 기업이 협회에 지정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아야만 프리보드 호가중개종목으로 등록할 수 있다.
금투협 고위 관계자는 "프리보드는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주식시장인 만큼 비상장 대기업을 등록하고 거래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등록 요건에 맞는 비상장 대기업이나 상장예정 기업들을 임의지정 방식으로 등록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투자수요가 많은 비상장 대기업과 상장예정 기업 주식을 프리보드에서 거래하게 되면 투자자 보호는 물론 시장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상장 대기업이나 상장예정 기업 주식은 사설 장외주식 사이트에서 개인간 직거래 방식으로만 매매가 가능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항상 결제위험 등 거래상대방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사기를 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설 장외주식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비상장 기업들을 프리보드에 유치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수요가 많은 비상장 기업을 등록하면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프리보드의 비상장 대기업과 상장예정 기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정부당국의 제3시장 코넥스(KONEX) 개설 추진으로 프리보드의 존폐 위기감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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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프리보드 모두 비상장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장이지만 제도적으로 코넥스가 유리한 점이 많다"며 "코넥스가 개설되면 아무래도 프리보드의 입지가 위축될 수 밖에 없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프리보드의 비상장 대기업 유치는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 개설목적과 맞지 않는데다 코넥스와의 기능중복, 임의지정에 따른 형평성 문제 등도 예상돼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거래 활성화를 위해 시장 개설목적과 배치되는 비상장 대기업들을 유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치에 나선다고 해도 장외거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비상장 대기업이나 상장예정 기업들이 나설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05년 설립된 프리보드는 현재 등록법인이 모두 61개로 일평균 거래량은 170만주, 거래대금은 1억3500만원에 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