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리스 정세 불안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 저지선이었던 1940선이 무너진 가운데 11일 오전 10시 44분 현재 1920선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지수 하락은 외국인 이탈에서 비롯됐다. 유럽 리스크에 외국인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8거래일째 매도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날은 그간 개인과 함께 지수를 지탱했던 개인마저 '팔자'로 돌아서면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코스닥은 최근 하락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 지수는 5월 들어 3% 이상 상승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도 코스닥 시장에서만큼은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나홀로 상승'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정세 불안이 정치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유럽의 대선과 총선으로 말미암은 혼란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그간의 양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 경기침체 같은 구조적인 리스크가 발생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주들이 선전한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지수는 고점대비 57%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70%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위기는 정치적 일정에 따른 것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중소형 주의 연간 순이익 추정치가 대형주 대비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중소형주의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도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외됐던 코스닥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며 "3월 이후 형성된 하락 추세선을 상향 돌파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추세적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외인 이탈에 '우울'
그러나 코스피는 코스닥에 비해 외국인 수급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당분간 지속될 글로벌 정세 불안에 따라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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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으로 촉발된 유럽 발 재정 불확실성은 그리스의 연정구성 실패와 스페인의 은행 구조조정 이슈까지 이어지면서 여세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내달 유럽 은행들에 대한 최종 등급 강등 대상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유럽 금융시장의 유동성 관련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불안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 발 위기가 좀 더 연장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일 고조되는 유럽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유럽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신재정협약에서 성장협약의 추가를 통해 독일과 프랑스의 입장 차이를 얼마나 좁히는 지가 유럽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될 전망"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프랑스가 긴축정책을 무한정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기조를 유지하되, 부분적으로 성장정책을 수용하는 쪽으로 타협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움직임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ECB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나, 지난 주 성장협약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라 유동성 지원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