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서유럽에서 터졌는데" 동유럽펀드 투자자 '울상'

"위기는 서유럽에서 터졌는데" 동유럽펀드 투자자 '울상'

최경민 기자
2012.06.19 08:58

동유럽 신흥국펀드 평균 수익률 -28.69%…서유럽은 -9.34%

주요 유럽펀드 수익률
주요 유럽펀드 수익률

유럽위기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유럽 선진국에서 불거지고 있지만 오히려 동유럽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 투자자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유로존 위기 속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높은 동유럽 증시가 외국인 자금이탈에 더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동유럽 신흥국보다 서유럽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유럽위기가 개별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유럽 신흥국 펀드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15일 기준) -28.69%로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7.23%를 크게 밑돌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MSCI이머징유럽인덱스 1(주식)종류A'의 수익률은 -30.76%로 가장 부진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봉쥬르동유럽플러스 자(H)[주식](종류A 1)' 역시 -30.68%에 그쳤다.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KB자산운용의 '유로컨버전스 자(주식)A'도 수익률 -18.94%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을 하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 선진국 펀드 수익률은 -9.34%로 집계됐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유럽자(주식)종류A'의 수익률은 1.08%로 유일한 '플러스'를 기록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봉쥬르유럽배당 자(H) 2[주식](종류A1)'(-5.19%),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유러피언리더스자[주식]클래스A'(-6.70%)가 상위권에 올랐다.

증권업계는 그리스발 위기 등으로 불거진 유로존 문제에 동유럽 등 신흥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의 증시 변동성이 서유럽 선진국보다 높은 게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유럽 신흥국 증시에 들어왔던 자금이 최근 그리스발 위기 재점화 이후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기가 지속될수록 돈은 '믿을 수 있는' 서유럽에 몰려 동유럽 펀드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신흥국 펀드의 높은 러시아 투자 비중도 문제가 됐다. 이들 펀드 중에는 러시아 투자 비중을 50% 내외로 책정한 펀드도 적지 않다. 러시아 경기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석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내리막을 걸으며 그 충격을 그대로 받은 것.

김혜미 KB자산운용 해외운용부 펀드매니저는 "주요 신흥국으로 꼽히는 터키와 같은 국가가 지난해 정권이 바뀌는 등 혼란스러운 정세가 이어진 것도 유럽 신흥국 펀드의 부진에 한몫했다"며 "터키 증시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근까지 약 29% 하락하는 등 부진을 이어왔다"고 분석했다.

유럽 선진국 펀드가 신흥국 보다 선전하는 형국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지역 펀드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신민당의 승리,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등의 '훈풍'에 일희일비하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 주가가 많이 떨어진 요즘 이 지역 펀드에 투자를 결심한 분들도 많이 보이는데 예단하지 말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아직 유로존 문제는 지속되고 있고 해결방안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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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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