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만 보고 투자?...2% 부족해"

"펀더멘털만 보고 투자?...2% 부족해"

심재현 기자
2012.07.05 14:20

[인터뷰]6월 베스트리포트 수상한 한용범 리딩투자證 센터장

"기업은 살아움직이는 생물입니다. 한 기업이 어떻게 움직일지 보려면 펀더멘털만 분석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죠."

한용범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기업 분석 리포트를 작성할 때 가장 강조하는 원칙이다. 제대로 된 기업 분석을 위해서는 펀더멘털은 기본이고 CEO(최고경영자)의 철학이나 기업문화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샅샅이 파헤치고 살펴봐야 한다는 것.

한 센터장이 지난달 작성한 리포트 '피앤이솔루션, 배터리업계의 종결자'에도 이런 지론이 잘 드러난다. 이 리포트는 5일 머니투데이가 선정한 6월 '이달의 베스트리포트'로 선정됐다.

한 센터장은 "절대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던 타이타닉이 선장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침몰한 것처럼 CEO 리스크는 기업을 분석할 때 펀더멘털 못지않게 검토해야 할 중요 요소"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펀더멘털 분석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한 센터장은 사업구조, 현금창출능력, 재무구조, 증자 가능성, 환율 민감도, 영업현황, 실적전망 등 다각도에서 기업의 속살을 파헤친다. 이런 분석은 다시 경쟁사와의 비교 분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를 해도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센터장은 "간혹 수급 등 돌발 요인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자신이 있는 종목이라면 투자자들이 버틸 수 있다"며 "이런 자신감을 갖도록 기업에 대한 정보를 A부터 Z까지 정확하게 전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론은 그의 경력과 무관치 않다. 한 센터장은 UBS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 15년여 근무하다 리딩투자증권으로 둥지를 옮겨 리서치센터장에 올랐다. 업계를 두루두루 돌면서 다양한 분석틀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투자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한 센터장은 "최근 업계를 보면 남들이 쓴 리포트를 보고, 혹은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을 갖고 쉽게 쓴 리포트가 적잖다"며 "발로 뛰고 머리로 고민하는 치열한 리포트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 6월 이달의 베스트리포트 : 피앤이솔루션, 배터리업계의 종결자

피앤이솔루션은 배터리의 마지막 공정인 충방전기 기술에서 업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LG화학의 미국 미시건 중대형 배터리 생산라인에 독점 공급하고 있고 삼성SDI 개발라인에도 50%를 공급해 왔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LG화학과 삼성SDI 등 중대형 배터리업체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이 증가하면서 동반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충방전기 매출은 4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458억원과 736억원 등 평균 60% 성장이 기대된다.

투자 포인트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배터리 충방전기 사업은 지식집약적 사업으로 투자효율성이 높은 구조다. 시장 확대를 대비해 160억원을 투자,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본사를 수원으로 이전하고 나면 현재 1000억원 수준의 생산능력이 3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내년 20%대, 2014년 37%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정부의 전기차 충전기 보급계획은 지난해 500대에서 올해 3100~6600대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에는 1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피앤이솔루션은 지난해 환경공단에서 발주한 충전기 190대 중 60대를 수주하는 저력을 보였다. 향후 전기차 충전기 매출은 지난해 5억원에서 올해 35억원, 내년 12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0배까지 성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비슷한 업계 내 경쟁사들과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내년 예상 ROE는 29.0%로 후성(21.0%), 솔브레인(19.2%), 일진머티리얼즈(11.2%) 등 2차전지 소재부품사보다 높은 데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배율(PER)은 3.3배로 2차전지 3개 업체 평균 9.2배에 비해 과도하게 낮게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주당 80원으로 배당성향 10%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2008년 이후 부채보다 현금을 많이 보유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온 점도 강점이다. 전체 매출의 20%가 수출 비중이지만 매출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반도체 소자 등이 수입 물량인 만큼 상호 상쇄돼 환율 민감도도 크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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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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