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잘못된 말 한마디에 시장이 오버한 거죠. 제약업종이 모처럼 악재를 딛고 반등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일로 '테마주' 처럼 인식되는 게 아쉽네요." 최근 제약업종을 휩쓴 테바 M&A(인수합병) 해프닝을 지켜 본 증권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지난 달 29일 제너릭(복제약) 부문 글로벌 1위 업체인 테바가 1000억원대 규모의 제약사 M&A를 추진한다는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거렸다. 앞서 미국 제너릭업체인 알보젠사가 국내 중소형 제약사인 근화제약을 인수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적이 있어 중소형 제약주들의 급등하기 시작했다.
조회공시도 릴레이로 나왔다. 연 이틀 상한가를 기록한명문제약(1,774원 ▼14 -0.78%)이 첫번째 조회공시 대상이었고, 부인 공시를 낸 후 다른 중소형 제약사로 불이 옮겨 붙자 한국거래소는국제약품(4,720원 ▼60 -1.26%),유유제약(4,270원 ▼20 -0.47%),유나이티드(20,300원 ▼250 -1.22%)제약 등에 동시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사실무근'임을 밝힐 때마다 주가는 급등락했고, 결국 1주일 만에한독약품(10,400원 ▼100 -0.95%)이 합작사 설립을 공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한 증권사 제약담당 애널리스트는 "한독약품은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이번 공시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당초 알려진 대로 M&A가 아니어서 주가도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독약품의 공시 후 중소형 제약주 주가는 7일 급락했다. 지난 1주일간 4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독약품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명문제약, 유유제약 등은 7∼8% 하락했다.
물론 M&A는 중소형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료'인 데다 글로벌 업체인 테바가 인수 주체로 거론돼 시장이 출렁이는 게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당국의 대처가 아쉽다는 게 증권가 지적이다.
인수 대상이 윤곽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자가 이어지는 데도 당국이 팔짱을 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초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당국 관계자의 '설익은' 발언이 문제긴 하지만 후속 대처도 미흡했다.
여전히 테마에 취약한 국내 증시 현주소를 확인시켜 준 테바 해프닝의 뒤끝이 영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