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 삭감" 직업 바꾼 금융맨, 왜?

"연봉 50% 삭감" 직업 바꾼 금융맨, 왜?

김지민 기자
2013.02.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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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외국계 금융맨, 공기업·국내금융권으로 이직 이어져

"연봉이요? 이전 직장에서 받던 것보다 절반도 못 받을걸요. 허허."

금융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홍콩 등에서 무려 18년 간 금융맨으로서 경력을 다진 A씨는 지난해 한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다짜고짜 '연봉이 얼마나 깎였느냐'는 질문에 이 분은 '그 질문 수십 번도 넘게 들었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요즘 금융맨 사이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어느 곳인지 따져 물을 필요도 없이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으로 인식되던 '외국계'. 외국계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금융회사에 다니던 이들이 요즘은 국내 금융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하네요.

이유는 다양합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이직이 잦은 금융권에서는 연봉만큼 중요한 것이 '경력 관리'. A씨는 '돈'도 좋지만 국내 최고 공기업에서 일했다는 경험과 자부심 등이 커리어 관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프랑스계 금융회사에 다니다 최근 한 국책은행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이직을 결정한 B씨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B씨 역시 연봉은 좀 줄었지만 그동안 해왔던 경험을 십분 발휘하면서 국책은행에서 근무했다는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는 점도 이직을 유도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어설픈' 외국계보다는 '잘 나가는' 국내 금융사에 다니겠다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H증권 IB부문 고위관계자는 요즘 외국계가 국내 시장에 발을 못 붙이고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로컬 금융회사들을 찾는 인재가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하더군요. 이 관계자는 연봉을 낮추더라도 국내 증권사로 오겠다는 지원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커리어 관리나 내적 만족감 등으로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적 환경 변화에 따른 여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불경기가 그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불황 여파로 외국계 금융사들은 몸집 줄이기에 한창입니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순 없겠죠. 예컨대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캐피털증권은 본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국 IB사업부를 철수했습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유수의 외국계 금융사들이 속속 서울을 떠났습니다.

국내 대기업을 다니다 2년 전 외국계 금융사로 이직한 C씨는 이직 후 적응기(?)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외국계가 겉으로 보기에는 연봉도 괜찮은 수준이고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들만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이면에는 내가 누리는 것보다 훨씬 큰 책임이 뒤따르더군요...어느 곳이나 '먹고 살기 힘든 것'은 매한가지 인 것 같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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