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 2011년 12월 제주발 청주행 국내선 항공편 출발이 1시간 이상 지연된 일이 있다.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가 이륙하지 않고 다시 주기장으로 돌아가 버린 때문이다. 항공기 회항은 안전벨트 착용 권고를 무시하고 승무원에게 폭력까지 행사한 이른바 '진상' 승객을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올 초 아이슬란드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아이슬란드항공 기내에서는 술에 취해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남성 승객을 승무원이 붙잡아 좌석에 앉히고 뉴욕에 도착할 때까지 테이프로 묶어놓은 사건이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이 승객은 좌석에 앉아서 손을 뒤로 한 채 테이프로 의자에 묶여있고 입도 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착륙 직후에는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기업 임원이 승무원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미국 입국을 불허당했다. 이 임원은 기내식을 트집잡고 승무원에게 욕설을 하고 심지어 얼굴을 때리기까지 했다 한다. 승무원에 대한 괴롭힘을 넘어 안전벨트 착용 지시를 거부하고 좌석 옆 복도로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항공 운항 안전에 저촉되는 행위도 했다. 쇼핑으로 치면 일종의 '블랙컨슈머'다.
규정상 항공사 승무원들은 운항안전을 위해서라면 이륙하려는 항공기를 되돌려 탑승객을 하차시킬 수 있고, 운항 중인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물리적으로 제압해 신체적 억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도저히 안되겠다는 수준에 이르러서야 취해지는 특별한 조치인 정황이 짙다.
이번 사태는 서비스업이라는 이유로 승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되도록 저자세를 취하는 관례가 정당한 것인지 반문하게 한다. 또 서비스 이면에 가려진 승무원의 고충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비합리적인 이유로 자기 이익을 위해 '진상'을 부리는 블랙컨슈머들이 늘고 있다. 그것은 사회적 에너지를 뺐는 일이고 국격을 낮추는 일이다.
국회에서 항공 승무원에게 비인권적인 언사를 하고 안전운항에 위협을 주면 벌금형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한다. 그러나 사법처리든 아니든 신고가 돼야 가능한 것이니 웬만하면 쉬쉬하는 분위기가 이어져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