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의 입'은 한국 증시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17일 주식시장이 오랜만에 동시에 웃었다. 장중 발표된 중국 경기지표 호조가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6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43조9000억달러를 기록, 시장 전망치인 0.7% 증가 및 전월의 0.3%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감이 잦아들며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도 탄력을 받았다. '비실비실' 약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상승폭은 점점 확대돼 결국 이날 21.13포인트(1.13%) 올라 1890선 목전에서 마감했다.
◇또 '버냉키의 입'...무슨 말을 할까?=시장은 '버냉키의 입'에 또 한번 주목하고 있다. 17일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하원 청문회 연설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연설 내용이 지난 10일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설에서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시 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1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발언 내용이 대동소이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직전 연설에서 시장을 안정화 시킬만한 발언을 한 뒤 이를 번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그 뒤 경기지표가 좋게 나오긴 했지만 이를 이유로 양적완화 축소를 급격히 진행하겠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부담이 없는 선에서 과잉 통화국면 차단을 위한 정책조정 수준의 발언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병헌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며 "강하게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연중 규모축소 정도는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부담을 주는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분위기 좋았는데'...코스피 들어올릴까?=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우리 코스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버냉키 이슈'가 여러번 반복됐고 시장이 충분히 조정을 겪은 만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은 기존의 원론적 코멘트를 반복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양적완화 관련 우려는 이미 우리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 있기 때문에 발언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버냉키의 발언보다는 국내 실적시즌과 중국 정부의 정책 영향 등이 더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며 되돌아온 외국인의 매수세도 당분간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 시즌에 돌입했는데삼성전자(206,750원 ▲2,750 +1.35%)실적을 비롯 우려감이 아직은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이머징 시장에 대한 외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1900초반까지는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그 뒤 상승여부는 기업 실적과 펀더멘탈에 대한 확인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