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企, 멀고먼 융복합의 길

[기자수첩]中企, 멀고먼 융복합의 길

강경래 기자
2013.08.23 07:00

"제품은 하나인데, 인증이나 허가, 검사는 3∼4곳에서 받아야 한다니…"

중소기업 A사 대표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제품이 세상에 빛을 보기도 전에 사장(死藏)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A사는 수십년 동안 통신장비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발광다이오드(LED)조명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LED조명에 와이파이(무선인터넷), CCTV(보안카메라) 기능까지 더한 융·복합 가로등 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와이파이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조명은 국토교통부, CCTV는 경찰청 등에서 인증이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 여기에 제품을 검사하는 곳도 조명과 와이파이, CCTV 모두 다른 곳에서 받아야 한다.

A사 대표는 "이 제품을 인증, 혹은 허가를 받고 검사까지 온전히 진행하려면 제품을 3∼4개로 분리해야 한다"며 "융·복합 제품이 나오면 정부부처는 다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손을 놓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 중견·중소기업 및 1인 창조기업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개발한 융·복합 제품들을 발 빠르게 인증·허가해서 상용화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미래부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듯 해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래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정책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만든 부서다. 그 창조경제는 바로 중견·중소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A사의 융·복합 제품 사례에서 보듯 미래부는 아직까지도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미래부를 두고 "아직 된장인지 똥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날이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제 출범한지 100일을 넘어선 미래부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통한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실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 하루빨리 중견·중소기업 및 1인 창조기업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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