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대표이사 전모씨는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명분으로 지난 2006년 7월 러시아 현지의 B사를 개인명의로 인수했다. 전씨는 2009년 10월 국내 A사의 자금 117억원을 B사에 대출해주고 이 돈을 B사의 국내은행 예금계좌로 옮긴 뒤, 이를 출금·횡령한 후 인도네시아로 도주했다.
정부의 강력한 '지하경제 양성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법외환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발표한 '불법외환거래 조사 및 조치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법외환거래에 따른 행정처분은 총 15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19건)보다 오히려 31건(26.0%)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이후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외국환거래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에 상반기 행정처분 건수가 증가한 것"이라며 "지난 6월부터 '불법외환거래 조사 T/F'를 설치하고 외환거래 신고 및 보고의무 위반사례를 조사하고 있어 적발 건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해외직접투자 관련 위반이 97건(64.7%)으로 가장 많았다. 외환자유화 조치에 따른 대외거래 증가로 해외직접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외국환은행장에 대한 신고 없이 해외직접투자를 진행하거나 수출입거래로 위장해 현물 출자를 하는 등의 사례가 빈번했다.
해외투자기간이 만료됐는데도 1년 6개월 안에 투자금을 국내로 회수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사례도 많았는데, 이 중에는 현지사정 악화 및 추가자금 조달 실패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가 다수였다.
금전 대차 관련 위반도 20건(13.3%), 부동산·회원권 관련 내용이 19건((12.7%)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관련 위반은 시공사의 부도 또는 사기분양으로 인해 해외 부동산 취득 보고 이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경고(56건)·과태료부과(55건)·외국환거래정지(39건)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자금세탁 및 탈세 등의 혐의가 있는 43건은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유관기관에 통보했다.
한편 금감원은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해 불법외환거래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허위신고·신고회피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국내재산의 불법 해외반출을 방지할 계획이며, 이미 지난달부터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절차 개선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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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논란이 된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자(183명) 조사처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기획·테마 조사도 확대한다. 또 외국환거래 관리를 맡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 감독 강화를 위해, 올해 4분기에는 외국환거래 신고 및 보고 의무 위반이 많은 은행 영업점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세청·관세청 등과 불법외환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조사인력의 교류를 실시하는 등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불법외환거래 위반 사례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해외직접투자 기업 실무자 또는 개인을 대상으로 외국환거래 설명회를 4분기 중에 개최하는 등 대국민 홍보·연수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