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형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헤지펀드 판매를 위해 고객 대상으로 세미나를 여는가 하면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해서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제공하며 위탁매매 수수료 등 수익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헤지펀드는 현행 법규상 미디어 등을 통해 광고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세미나 등 행사를 열어 헤지펀드를 소개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오후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우수 개인고객 등을 대상으로 헤지펀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KBD대우증권이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헤지펀드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들 행사에는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차영수 삼성증권 부사장 등 해당 증권사 고위 임원들이 직접 참석해 헤지펀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증권사들은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해서는 증권대여 및 자금지원, 재산보관 및 관리, 매매체결과 청산·결제 등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선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PBS를 통해 △위탁매매 △대차거래 △신용공여 △스와프 등 4가지 수익원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위탁매매 및 대차거래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헤지펀드에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PBS는 현재 대우·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로 제한돼 있다. 헤지펀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이들 증권사경쟁은 치열하다.
대우증권은 헤지펀드 포털격인 PBS 통합원장시스템 개발에 60억원을 투입하고 올 10월 개통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이는 그동안 개별 단위로 관리되고 있는 펀드 포지션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다. 삼성증권도 2011년 이후 프라임브로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단계별로 진행해 오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한국형 헤지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2011년 12월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할 당시 12개와 1490억원였던 펀드수와 총 수탁액은 약 20개월만에 26개와 1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펀드수는 2배 남짓, 자금 규모는 10배 가량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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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헤지펀드의 규모는 아직 삼성전자 시가총액(207조원)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향후 시장 전망은 밝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진국은 금융자산의 1.5%가 헤지펀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시장규모는 이론적으로 70조원"이라며 "현실적으로 10년 후 헤지펀드 시장은 25조원 규모까지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예금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의 안정적 투자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안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수많은 변수로 인해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 상품에 대해 투자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대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