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시살리면 세금 2조 더 걷힌다

[기자수첩]증시살리면 세금 2조 더 걷힌다

황국상 기자
2013.10.11 06:39

"공제혜택을 줄이면 사실상 증세와 같다. 참 찌질하게 꼼수를 부린다."

소득공제를 줄이는 등 방법으로 1조원 가량의 세수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최근 세법개정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복지공약을 이행하려니 돈은 모자라고 대통령은 증세를 안한다고 하니 궁여지책으로 나온 게 최근 개정안이었다. '직장인 지갑은 유리지갑'이라는 게 상식이 돼 버린 상황에서 조세저항마저 우려된다.

그런데 증권업계에서는 "세원을 말려버린 정부가 무리하게 돈을 짜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세수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당국이 증시억제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코스피종목을 거래할 때 투자자는 총 거래대금의 0.3%를 세금으로 낸다. 이 중 0.15%는 농어촌특별세이며 나머지 0.15%는 증권거래세다. 코스닥종목을 거래할 때는 0.3%의 증권거래세만 부과된다.

2011년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합계는 9조1131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273억4000여만원씩, 1년에 6조7800억원의 증권거래세가 걷혔다는 얘기다.

그러나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6조9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가량 줄었고 증권거래세 징수액도 약 5조173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이상 줄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9개월여 기간의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7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이미 약 14% 가량 줄었다. 그만큼 증권거래세 징수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설상가상격으로 ELW(주식워런트증권)와 파생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고 ELW 시장의 규모는 종전 대비 90% 이상 축소됐다. 2년전만 해도 거래량 기준 세계 1위의 파생상품 시장도 11위로 순위가 밀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기수요가 일부 섞였다더라도 파생상품이나 ELW 등 파생결합증권, 프로그램매매 시장 등은 주식현물시장의 유동성을 일정 수준 유지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며 "이같은 시장을 죽여서 증시 유동성을 말려버린 정부가 세수확보한다고 무리하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