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톱픽 추천을 둘러싼 여의도의 '입방아'

[기자수첩]톱픽 추천을 둘러싼 여의도의 '입방아'

김건우 기자
2013.10.16 06:30

증시 테마주중 하나인 ‘3D(차원) 프린터’를 둘러싼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행태가 여의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8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A사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3D 프린터로 '제 3의 산업혁명'이 촉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톱픽으로 A사를 제시했다.

A사가 3D 프린터의 기본 원리인 X, Y, Z축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심기술인 모션컨트롤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해당 종목을 톱픽으로 추천한 이유였다.

일반적으로 톱픽은 애널리스트가 목표가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종목을 말한다. 때문에 기관들에 비해 투자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3D 프린터 시장이 아직 싹도 틔우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한 기술 보유 사실만으로 톱픽으로 제시하는 것은 증권가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더구나 A사가 관련기술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기술은 아직 3D 프린터에 탑재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 보고서에 A사 관련 내용은 고작 8줄에 불과했다. 3D 프린터의 국내 제작이 활성화되면 A사의 기술적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너무나 도식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 시장은 꿈틀거렸다. 보고서가 나오기 전 3400원이었던 A사의 주가는 3D 프린터 테마를 타며 14일 1만2800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해당 연구원은 보고서를 내놓은 직후 증권사를 그만두고 투자자문사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했다.

이달 10일에는 다른 증권사에서 B사를 3D 프린터 관련기술을 보유한 잠재 수혜주라고 소개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B사의 주가는 보름 사이에 30% 넘게 올랐다.

물론 이들 애널리스트가 자신들의 임무에 충실, 시장이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새로운 기술분야라는 점에서 3D 프린터를 분석하고, 관련기업을 추천하거나 소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가 단순한 기술보유 사실만으로 특정업체를 톱픽이나 수혜주로 내세우는 것은 오히려 테마주 열기에 기름을 부어 투자자들의 호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애널리스트의 가장 중요한 의무와 책임은 '설익은' 장밋빛 전망이나 '대박' 종목추천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심도 깊은 분석에 기반한 정확한 투자정보의 제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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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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