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판단 불가..장기투자 부적합"
#키프로스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는 등록금은 물론이고 대학교 내부의 모든 서비스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집을 사는가 하면 비트코인을 실물화폐로 바꿔주는 환전상도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메리어트 호텔과 나이키, 버거킹 등 5만여개 소매점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의 수요가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빠르게 늘면서 지불수단을 넘어 투자대상으로서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화폐로서 희소성도 비트코인의 투자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필명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온라인 가상화폐로 다른 사이버머니와 달리 발행하고 관리하는 기관이 없다.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설치해 복잡한 수학적 암호를 풀면 생산되는 방식이다. 금을 캐듯 암호를 풀어 비트코인을 캔다는 의미로 이를 '채굴'이라고 한다.
그나마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양도 프로토콜(규약)을 공유하는 알고리즘 프로그램에 의해 2045년까지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 있다.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200만 비트코인이 생산돼 앞으로는 800만 비트코인 정도가 생산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희소성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투자가치가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들어 8400%가량 치솟았다. 일본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Mt. Gox)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해 1월 1비트코인당 13달러에서 28일 1094달러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암호풀어 채굴·거래소서 구입=비트코인을 획득하는 방법은 채굴(Mining)과 거래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채굴의 경우 비트코인은 대략 10분 간격으로 만들어지는데 수학적 암호를 풀 때마다 블럭이 생성되고 블럭 하나당 25비트코인으로 보상받게 된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한 수학적 암호는 관련 공식이나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학자라고 잘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무차별로 끼워맞춰야 하는 복권 추첨과 유사한 방식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일반 개인용 컴퓨터로는 채굴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에 전문장비인 비트코인 채굴기를 통해서 비트코인을 획득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버터플라이랩스에서 만든 채굴기의 가격은 무려 2만달러(약 2230만원)를 호가한다.
독자들의 PICK!
비트코인을 획득하는 또 다른 방법은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거래소인 일본의 마운트곡스를 비롯해 중국에는 BTC차이나가 있고 국내에도 한국비트코인거래소(코빗)가 있다.
비트코인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계좌인 전자지갑을 설치해야 한다. 한국비트코인거래소는 비트코인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에게는 거래액 만큼의 원(KRW)포인트를 충전해주고 구매자에게는 구매한 비트코인을 지갑에 넣어준다. 수수료는 판매자와 구매자 각각 거래금액의 1%이며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은 없다.
◇헤지펀드도 관심보인 비트코인.."위험성 인지해야"= 비트코인 투자는 미국 월스트리트 기관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운용자산이 약 550억달러(약 58조) 규모인 헤지펀드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4일 뉴욕에서 열린 자산관리포럼에서 "그룹 차원에서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한 적이 있지만 투기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투자 판단을 보류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석달전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가입자수가 2000명에 달하는 비트코인 투자 커뮤니티가 생겨나는가 하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방법에 관한 글들이 인터넷을 통해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구글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대한 검색량도 10월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배 가량 급증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가격 변동성이 클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의 계정누출 등 사고 등으로 대규모 매도 상황이 촉발될 수도 있는 등 위험요소가 높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비트코인 옹호 발언을 한 지난 19일 비트코인의 가격은 900달러까지 치솟은 후 다음날 502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김진화 한국비트코인거래소 이사는 "비트코인이 금융·경제를 혁신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아직은 실험적인 화폐이기 때문에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과도한 시세차익을 노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새로운 문명적 도구가 가져올 변화상을 미리 체험하고 공부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투자해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은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이나 환율은 해당 기업이나 국가의 성장성 등을 판단해 투자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판단할 수 있는 펀더멘털이 없다"며 "거래량은 적은데 가격이 오르는 모습으로 버블일 가능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의 가격 급등은 단순히 각국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데 따른 단기적인 반사이익으로 장기적인 투자처로는 유망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