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마음 떠난 中企상장사, 붙잡으려면?

[기자수첩]마음 떠난 中企상장사, 붙잡으려면?

강경래 기자
2013.12.25 07:00

"코스닥 상장 이후 예상했던 '득'(得)은 적고, 예상치 못한 '실'(失)만 늘고 있다.“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한 중소기업 재무담당자의 말이다. “시장상황 악화로 증자 등 자본조달 경로는 꽁꽁 막혀있는 상황에서 투자자관계(IR) 관련비용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도 재무상태가 공개되면서 거래처의 판가인하 압력도 들어온다”고 그는 토로했다.

이처럼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 사이에서 자본조달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제대로 못하면서 기업들의 관련 제반비용 부담만 늘리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장사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주요 경영정보를 알리는 것을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대부분이 대기업 협력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의무가 때로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동반성장’을 외치는 목소리가 켜졌고, 이전에 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익률이 높으면 어김없이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들어오고, 반대로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자칫 거래가 끊기는 것이 중소기업 협력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나아가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만을 넘어 코스닥 상장을 자진철회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다보니,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이에 기업들마저 코스닥 상장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코스닥은 그동안 대기업에 비해 신용과 평판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 회사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담당해왔다.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코스닥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도약했고,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 중소기업 협·단체 수장은 "코스닥 정상화 없이는 중소기업과 벤처캐피탈 생태계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코스닥 정상화"라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정상화가 어렵다면 당장 상장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자에 이어 기업들마저 코스닥을 외면한다면 코스닥의 정상화는 더욱 요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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