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학기 코앞인데 교과서 배포 못해…"초유 사태"

단독 새학기 코앞인데 교과서 배포 못해…"초유 사태"

최중혁 기자
2014.02.07 05:33

교과서업체 무리한 가격인상에 교육부 '제동'…일선 고교는 '발동동'

새 학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고등학생들이 교과서를 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의 A고교 교장은 6일 "예년의 경우 교과서를 1월초에 다 나눠줬는데 올해에는 한 달이나 늦은 지금도 못 나눠주고 있다"며 "책이 창고에 몇 만권 방치돼 있는데 제 기억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B고교 교장도 "교육청에서 등록금 가상계좌에 교과서 대금도 넣으라고 공문이 내려왔지만 아직 가격표가 없어서 시행을 못하고 있다"며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상황이 다들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현재 고교에서 교과서를 배포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아직 교과서 값이 정해지지 않은 영향이 크다. 의무교육 과정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무상으로 교과서를 배포하지만 고교의 경우 학생·학부모들이 교과서 값을 부담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예년에 비해 교과서 가격을 너무 많이 올려서 승인을 해줄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가격 조정명령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고교에 아직 가격표가 내려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교과서 자율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난해부터 중·고교 교과서 공급방식은 공동 공급에서 출판사 자율 공급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작년 교과서 권당 가격은 고교의 경우 3800원에서 8000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올해 업체들이 교과서 가격을 얼마로 책정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50% 이상 인상을 요구한 업체도 있는 등 지난해보다 인상폭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고교 교장들은 가격표 없이 교과서를 나눠주기는 어렵다고 호소한다.

A고교 교장은 "고교 교육과정이 완전 선택형으로 바뀌어 학생들마다 교과서 부담액이 제각각이고, 학년초에는 전·출입이 많아 무작정 책부터 나눠주다가는 행정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애로점을 토로했다.

B고교 교장도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방학 때 교과서를 빨리 받아 미리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은데 지금 그렇게 해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분명히 제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고교는 추후 대금을 받기로 하고 교과서를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의 C고교 교장은 "도착한 교과서는 모두 학생들에게 나눠줬다"며 "가격표가 내려오면 나중에 받을 생각인데 전·출입자의 경우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행정실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교마다 교과서 배포 상황이 제각각임에도 교육당국은 아직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 교과서의 경우 '교학사 교과서 사태'의 영향으로 아직 학교 배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 개정이 다음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곧바로 교과서 업체들에게 가격조정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며 "학부모 부담경감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니 불편해도 조금만 참아주면 교과서가 차질없이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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