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남의 집 불구경'처럼 재밌는 일이 없다고들 말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최근 증시에서도 '남의 집 분쟁'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나 매각설이 나오는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12일 오전 11시 1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23.89포인트(1.22%) 밀린 1939.86를 나타내고 있고 코스닥 지수는 6.63포인트(1.21%) 하락한 541.05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감에 지수가 맥을 못 추는 것과 별개로 상한가행을 달리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모두 경영권 분쟁,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피씨디렉트(2,205원 ▼20 -0.9%)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피씨디렉트 이사의 감사선임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라고 공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법원이 감사선임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스틸투자자문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다시 한 번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풍기, 가습기 등을 생산하는 생활가전 업체로 익숙한신일산업(1,418원 ▲1 +0.07%)주가도 최근 비상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이날 13%대 상승폭을 나타내며 상한가 직전까지 치솟았다. 최대주주 김영 회장 측과 황모씨 및 특수관계인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 한창이다. 현재 김 회장 측 지분율은 9.90%로 황 씨 측 지분율 11.27%에 못 미친다.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주가가 반짝 뛴 기업도 있다.아이리버(1,110원 ▼9 -0.8%)는 2007년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보고펀드가 내부적으로 아이리버 매각 계획을 확정하고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날도 주가는 전날 대비 5.9% 오름폭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 대주주 매각 이슈가 흘러나오면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위기 상황을 겪고 나면 지배구조, 경영환경 등이 안정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다는 측면이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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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다만 이 같은 상황에 놓인 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약세 흐름을 보이다 이슈가 드러난 뒤 '반짝 상승' 했다는 점에서 투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이나 인수합병(M&A) 이슈는 추세적인 것이라기보다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에 불과하다"며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영향을 주는 이벤트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행 중인 분쟁이나 매각진행 속도가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을 경우에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이슈가 나온 직후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하고 다시 하락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