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연금, 대규모 채용 준비하라

[기자수첩]국민연금, 대규모 채용 준비하라

최경민 기자
2014.04.10 14:53

"세계 4대 연기금? 다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가 쓴웃음을 지으며 한 말이다. 그는 기금규모 42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역 정원이 156명에 불과하다는 현실에 냉소지었다. 최근에는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이 확정되며 이탈자가 속출해 정원 유지조차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직접투자 규모는 282조8000억원이었다. 이를 고려했을 때 기금운용역 1인당 운용규모는 1조8128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지난해 정원을 38명 늘려 2조원 아래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올해말이면 국민연금의 1인당 운용규모가 다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기금규모는 올해 482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현재의 직접운용 비율만 유지한다해도 1인당 운용자산은 2조4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연기금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국민연금과 규모면에서 비슷한 네덜란드공적연금(ABP)의 1인당 운용자산은 2012년말 기준으로 7000억원였다. 기금 200조원대의 캐나다연금(CPPIB)의 경우 이 수치가 2000억원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올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역 정원 확충을 승인하지 않았다. 예산을을 늘리기 어려워 긴축을 추진한 영향이다. "지난해에 많이 뽑았으니 올해는 건너뛰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메시지도 국민연금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기금의 확대 속도는 기하급수적이다. 2015년에는 500조원을, 2018년에는 600조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당장 내년부터 지난해를 넘어서는 수준의 대규모 채용이 일어나지 않으면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기금을 사람이 부족해 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운용역을 2015년부터 2년 동안 해마다 100명씩 늘려야 한다"며 "그렇게 해도 1인당 운용기금이 1조원을 넘는다"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의 말처럼 내년부터 대규모 인력 확보를 위해 지금부터 신경 쓰며 준비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은 지금부터 구체적인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정부는 이를 감당할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전주이전에 따른 운용역 이탈을 막기 위한 기본급 및 성과급 체계 조정 역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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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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