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바닥이면 주가도 바닥이다

기대가 바닥이면 주가도 바닥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2014.04.21 16:09

[머니디렉터]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주가는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서 결정된다. 보통 실적(earning)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치는데 금리나 배당 등 다른 요소들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다름 아닌 기대(expectation)다.

경기에 대한 기대도 될 수 있고, 실적에 대한 기대도 될 수 있다. 과거 IMF 시절 '삼성이 망한다'라는 루머가 돌았을 때 주가가 바닥을 쳤던 것을 상기해 보면 특정 경제나 주식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절망만이 자리잡고 있을 때가 기회다.

문제는 그 '기대'라는 것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차이가 곧 성과의 차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참여자들의 성과를 결정짓는 것은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기대감을 얼마나 잘 읽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워렌 버핏이 주식의 대가가 된 것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기대감을 측정하는 데 남다른 통찰과 원칙을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기대(expectation)라는 함수를 가지고 한국 주식시장을 점검해 보자. 한국의 경제와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의 수준과 방향성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경제에 대한 기대감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심리지표를 볼 수도 있고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숫자로 반영되는 물가와 금리를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보통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 컨센서스(consensus)를 많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분기 영업실적에 대한 컨센서스가 9조원인데 실제 실적이 8조 5000억원이 나왔으니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식이다. 물가와 금리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고,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 또한 어떻게 도출이 되는지, 얼마나 신뢰도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해하기 힘든 기준을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기대를 측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나와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와 기업실적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신문이나 주변에서 보는 기대감의 수준이 어떠한지를 복기하고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개인마다 느끼는 수준의 편차가 있겠으나 적어도 한국 경제와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의 하락이 꽤 오랫동안 진행돼왔다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돼있는 기업 중에서 미래 추정치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2014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의 합은 현재 102조원대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 시장참여자들은 거의 없다. 해마다 기업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제시되고, 현실에서 실망하기를 수년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필자는 금번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의 실적 결과와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향후 주가를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 본다. 실적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낮아지고, 그것이 주가에 상당히 반영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예상은 실적은 여전히 추정치에 비해 나쁘게 나올 것이나, 주가는 그리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기대는 추정치보다 이미 한참 아래에 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닥권에 있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2000포인트 근처에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것이 지난 2012년, 2013년의 동일한 2000포인트 지점과 다른 부분이다. 주식시장이라는 잔에 기대라는 물을 버리기보다는 채우기 더 쉽다면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쉬울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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