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파 상장한다…MBK 투트랙 자금회수

[단독] 네파 상장한다…MBK 투트랙 자금회수

박준식 기자
2014.04.29 08:14

하반기 IPO 상장실무 착수…해외시장 개척해 브랜드 인지도 올리고 몸값 높일 듯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지분을 보유한 아웃도어 패션브랜드 '네파(NEPA)'의 IPO(기업공개) 작업에 올 하반기부터 착수한다. 지난해 초 네파를 사들인 MBK는 당장 네파를 되팔지는 않겠지만 주권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자금을 조달해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 목표를 세웠다.

28일 PEF(사모투자전문회사)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해 실적이 급등한 네파의 하반기 IPO 실무 착수를 위해 몇몇 IB(투자은행)들과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우선 자신들의 매입원가인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2000억~3000억원의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에서 조달해 중국 등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경영권 지분 매매(바이아웃, Buyout) 전략을 쓰는 PEF 운용사들은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IPO를 선호하지 않는다. 보유 지분 전체를 시장에서 처분할 수 있는 미국 시장과 달리 국내에선 당국이 소액 투자자 보호와 경영권 안정성을 이유로 IPO를 통한 경영권 지분의 매각을 허용하지 않아서다. PEF가 경영권 지분이 아닌 소수분 만을 시장에서 팔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은커녕 본질가치보다 낮은 할인율을 적용해야 하기에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MBK가 네파 상장을 염두에 둔 까닭은 당장의 자금 회수보다는 네파의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이 회사를 글로벌 브랜드로 한 차례 더 성장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정부 당국이 규제를 풀어 PEF 소유기업의 상장을 독려하고 있는 분위기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M&A 활성화대책을 내놓았는데 이중에는 PEF가 최대주주인 기업도 원칙적으로 일반 상장 요건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 규제 개선이 포함됐다.

네파는 2005년 창업주인 김형섭 평안엘앤씨 회장이 회사를 통해 이탈리아 브랜드를 인수한 후 키워온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이다. 김 회장은 2012년 6월 네파 사업부를 평안엘앤씨에서 인적 분할했고 2013년 1월 말 경영권 지분을 MBK에 팔았다. MBK는 이후 네파 지분 94.2%를 순차적으로 사들였는데 총 인수금은 약 1조원에 달한다.

MBK가 인수한 네파는 지난해 47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보다 26% 성장(2012년 매출 1년 환산 기준 3733억원)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1182억원을 올려 의류업체로서 25%대의 보기 드물게 높은 이익률을 증명했다. MBK는 네파를 매입했을 당시 1조원이라는 기업 가치에 대한 고평가 지적을 받았는데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는 이를 실적으로 반증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MBK는 그러나 차후 네파의 재매각을 위해 이 회사의 현재가치보다는 미래 성장가치를 키워야하는 부담을 여전히 갖고 있다. 매입가격을 실적으로 합리화한 것과 재매각을 위해 이 회사를 자신들보다 더 높은 가치로 되사줄 인수자를 찾는 건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MBK는 네파를 인수할 당시부터 이런 고민을 안고 있었고 이런 성장성은 중국 시장 진출과 제품수요 확대라는 청사진으로 대변해왔다.

네파는 국내의 브랜드 이미지와 유통 노하우를 중국과 유럽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 사업은 지난해 산둥성 웨이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연말인 11월부터 매장을 내면서 구체화하고 있다. 앞으로 산둥성에서 매장을 확충하고 현지화 전략을 추구해 중국 거점도시들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2011년 7월 프랑스 샤모니에 1호 매장을 오픈했고 올 9월 2호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몽블랑 산맥의 관문에서 이미지를 높일 전략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는 국내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PEF 운용사인 MBK로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사업적 확장을 위해 지분 투자이외 자금을 다시 집어넣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히려 네파가 거둬들이는 이익잉여금을 펀드 투자자들을 위해 배당으로 회수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배경에서 MBK는 IPO를 통한 자본시장의 투자금 조달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네파가 IPO에 나설 경우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BGF리테일(편의점 CU 운영사)이 지난해 3조1300억원의 매출액과 10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공모전 예상 시가총액으로 1조~1조5000억원 규모를 평가받고 있다. 네파는 BGF리테일처럼 유통사가 아니라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영업이익률이나 절대치는 오히려 더 높아 예상 시가총액은 그 이상으로 전망된다.

MBK는 IPO로 2000억~3000억원 가량을 조달해 해외사업 자금을 마련하고 일부를 배당 등으로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2년간 글로벌 브랜드 육성작업을 기울인 후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 국내는 물론 해외 전략적 투자자들에 네파 경영권 지분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관계자는 "MBK가 계획안 방안은 일반적인 바이아웃 펀드가 잘 쓰지 않는 '투 트랙(2 track)' 자금회수 전략"이라며 "현재 컨설팅사들과 밑그림을 그려 세부계획을 세우는 단계로 하반기부터 IPO 실무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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