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망 사용료, 팩트 기반 대응 필요

[사설]망 사용료, 팩트 기반 대응 필요

머니투데이
2026.04.29 04:05
미국 워싱턴DC 미 무역대표부(USTR) 청사 명판. 2025.11.6. /사진=성시호 shsung@
미국 워싱턴DC 미 무역대표부(USTR) 청사 명판. 2025.11.6. /사진=성시호 shsung@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7일(현지시간) 한국의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을 미국 수출업체가 직면한 '10대 터무니없는 무역 장벽'으로 지목했다. USTR은 "한국만 예외적으로 망 사용료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를 호도한 것이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고, 미국 기업에 망 사용료가 부과된 적도 없다.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내고 "USTR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통과된 법안도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이 팩트시트를 통해 합의한 '디지털 비차별 원칙'은 변함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의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을 재확인하며 불필요한 통상 마찰의 소지를 차단한 것이다.

미국의 압박 이면에는 자국 빅테크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내 트래픽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 등 미국 빅테크 3사는 망 중립성을 핑계로 비용을 회피하고 있다. 반면 트래픽 비중이 8%대에 불과한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은 매년 수백억 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어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마저 관세 협상에서 망 사용료 논의를 철회해 미국의 백지화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지난 3월 독일 법원이 메타에 망 이용 대가 지급을 명하는 등 해외에서도 빅테크의 망 비용 '공정 분담'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판례가 나오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망 사용료 논란의 본질은 소수의 빅테크가 비용을 통신사와 소비자에 전가하는 '무임승차'와 형평성 문제다. 미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를 운운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미국의 논리에 대응해야 한다. 국적과 무관하게 트래픽을 유발하는 모든 기업이 망 투자와 유지에 책임을 지도록 정교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서둘러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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