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부담에 外人 코스피서 발 빼나

원·달러 환율 부담에 外人 코스피서 발 빼나

김지민 기자
2014.05.07 16:25

[내일의전략]5일 동안 8300억 순매도…이머징 자금유입 속도 둔화

원/달러 환율이 5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1030원대를 밑돌았다. 환율 급락에 부담을 느낀 코스피 지수도 1940선 아래로 밀려났다. 통상 완만한 원화 강세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급등세는 오히려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들어맞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 5년9개월만에 1030원 하회..달러 약세 영향=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7.8원 내린 1022.5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03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8월 8일 1027.9원(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환율 부담에 코스피 지수는 전일 보다 19.56포인트(1.00%) 하락한 1939.88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기 직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은 2009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 3월 말 이후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가장 큰 변수로 달러 약세가 꼽힌다. 달러화는 6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로 3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과 함께 유럽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유로화 가치가 상승한 것이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 유입과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화 매도)거래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3월까지 25개월 연속 흑자,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27개월째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외인, '발 빼기' 시작되나..신흥국 자금유입 강도 약화=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6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환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3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외국인은 신흥시장 펀드의 자금 유출입과 관련이 있는 비차익거래로만 2조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자료제공=국제금융센터/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자료제공=국제금융센터/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원/달러 환율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외국인은 이날 32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5일 연속 '팔자'에 나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4월 중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전달 66억7900만 달러에서 88억 200만 달러로 늘었지만 월말로 가면서 자금유입 강도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화 강세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발 빼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매도세로 돌아선 이후 이날까지 5일 동안 약 83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한국 기업의 이익이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원화 강세가 언제까지 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며 외국인의 매도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Q부터 强달러 전망..韓증시에 부담 지속=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국내 증시 상승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 이후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가치의 하향 안정화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 확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신흥국의 주식도 많이 오른 상태"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은 이전만큼 신흥국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는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2분기 이후부터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겠지만 지금과 같은 수준의 자신감으로는 (달러 강세는) 시기상조"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물가전망치를 하향할 경우에나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일본은행(BOJ)이 3분기 정책 강화에 나서면서 2분기 이후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이것이 원/달러 환율의 완만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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