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연준의 주식 과외지도..대형株 살리기?

[내일의전략]연준의 주식 과외지도..대형株 살리기?

임동욱 기자
2014.07.16 17:11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은 1996년 12월5일 오후 워싱턴 D.C 소재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열린 연례 만찬 강연에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시장의 과열을 경고했다.

다음날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0.9% 빠졌지만 이후 그린스펀의 경고를 비웃듯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그린스펀 발언 당시 6437.10이던 지수(종가)는 1997년 2월 7000선을 돌파했고 같은 해 7월에는 8000선을 뛰어 넘었다.

19개월 뒤인 1998년 7월20일 다우지수는 장중 9367.84까지 치솟았고 시장은 지수 1만 시대 기대감에 들떴다. 하지만 같은해 9월1일 지수가 장중 7400.30까지 밀리는 등 32거래일 동안다우지수는 21% 급락했다. 그린스펀의 경고가 실현되기 까지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 15일(미국시간) Fed는 올해 하반기 통화정책 보고서(Monetary Policy Report)를 내놨다. 6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중 주식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한 페이지 분량의 주식가격에 대한 언급이었다.

Fed는 이번 보고서에서 주식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의 경제지표 △장기금리 하락 △ S&P500 기업들의 선행 기대 주당순이익(EPS) 상향조정 등으로 가까운 장래의 경제 전망에 더욱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주요 증시지수가 2013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7월 초 현재 전반적인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평균대비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과도하게 긍정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아직 미국 증시가 '과열'은 아니라는 Fed의 진단이다.

여기까지는 지난 2월 내놨던 보고서와 별 차이가 없다.

지난 2월 '일부'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 보인다고만 언급했던 Fed는 이번 보고서에 '소셜미디어와 바이오 업종의 중소형주'(Parcicularly those for smaller firms in the social media and biotechnology industries)를 직접 지목하며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높다고 경고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Fed가 이례적으로 주식투자 전략을 직접 알려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 주식투자는 계속 하되 소셜미디어, 바이오주는 위험할 수 있다는 '친절한' 경고라는 설명이다.

일단 시장은 Fed의 '과외지도'를 충실히 따랐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다우가 0.03% 상승 마감한 반면 나스닥은 0.54% 하락했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가 0.04% 상승하며 장을 마친 반면 코스닥은 0.69% 하락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소셜미디어주와 셀젠, 암젠 등 생명공학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졌던 NAVER는 3% 넘게 빠졌고 씨젠은 6% 이상 급락했다. 중소형주도 덩달아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가 0.18% 상승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0.6%, 0.63% 하락했다.

Fed가 이례적인 '과외지도'에 나섰지만 앞으로 주가의 향방은 예단하기 어렵다. 그린스펀의 경고가 현실화될 때까지 무려 20개월이 걸렸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즉흥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님을 과거 역사는 보여준다.

한 시장 전문가는 "주식 가격은 Fed가 결정하지 못한다"며 "해당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은 주가를 결정하는 기본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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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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