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투심 위축에 2000억 물량 '폭탄'…"증시 영향 단기적VS주말 선진증시 살펴봐야"
대외 변수가 코스피 지수의 발목을 제대로 붙잡았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 지역 공습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00억원 어치 주식을 내던지며 국내 증시에서 급속도로 발을 뺐다. 외인이 하루에 이 정도 물량을 내놓은 것은 지난 6월 13일(2551억원)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라크 공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외인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요인이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간에 50포인트 밀린 코스피…지지선은?=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3.41포인트(1.14%) 내린 2031.10 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2.87포인트(0.52%) 내린 544.24에 거래를 종료했다.삼성전자(333,500원 ▼25,000 -6.97%),SK하이닉스(2,701,000원 ▼216,000 -7.4%),현대차(479,250원 ▼23,750 -4.72%)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다수가 내렸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외인. 외국인은 2038억원 어치 물량을 내던졌고 기관 역시 742억원 상당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에 동조했다.
지수가 급락한 반면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전일 대비 1.36포인트(11.79%) 오른 12.90에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도 장 중 한 때 1040원선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2080선까지도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50포인트 가까이 밀리자 시장의 불안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의 영향력은 단기·제한적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코스피 지수도 2000선 이상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란 예측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이라크 공습을 승인했다고는 하나 전례를 살펴 볼 때 대규모 전쟁으로까지 격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영향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코스피 지수의 일시적 급락은 있을 수 있겠지만 2000 이상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라크 공습이 미국 증시 추가 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과거 다우지수는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당히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며 "코스피 지수 하락에서 매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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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코스피 지수 반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주말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그동안 뉴욕과 유럽증시 하락을 부추겼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이슈에 우리 증시가 안이했던 측면도 있다"며 "이날 미국과 유럽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다음 주 초반 국내 증시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불확실성 대두로 인해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일 수 있으며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이후 선물 매도한 외인...리스크 감지했나=8월 이후 선물 매매 형태를 감안할 때 외인은 이미 코스피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외인의 코스피200 지수선물 9월물 순매수 규모는 2만9064계약이다. 8월 이후 외인은 매도세로 돌아섰는데 지난 1일~7일 사이 외인은 지수선물 9091 계약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9월물 역시 지난달 30일 272.95를 기록한 이후 7거래일 연속 꾸준히 하락, 263.10까지 내려온 상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선물 하락의 이유는 첫째,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선진국(DM) 시장의 조정과 둘째, 외국인 현물매수를 축으로 했던 수급 모멘텀의 약화"라며 "8월 이후 외인이 꾸준히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은 현물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그만큼 낮춘 것"이라고 해석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 이후 선물시장에서 외인이 폭발적인 매수세를 보여왔다"며 "다만 국내 기관이 증시 상승에 동조하지 않고 외인 현물 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는 이상 지수가 하락하는 장이 펼쳐지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