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노욕(老慾)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국내 최고의 은퇴교육 전문가로 꼽히는 강창희 신임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대표(68·사진)는 지난해 가을, 트러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예순 일곱. 젊은 사람들도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마당에 자신이 이 일을 맡아도 될지 우려가 앞섰다.
"젊은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겠다고 했습니다. 나이 들어서 일을 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이나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은퇴 설계와 노후 계획, 이 분야만큼은 인생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해야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을 퇴임하고 2년 간 미래와금융포럼 대표로 전국을 돌며 강연을 했던 그는 100세 시대의 대안으로 '평생 현역'을 설파해왔다. 실제로 미래에셋 퇴임 당시에도 그는 은퇴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제게 은퇴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평생 현역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의 40년에 걸친 은퇴설계 노하우가 트러스톤의 사회공헌을 만나 꽃피게 됐다.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은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을 고민하던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단순 기부를 넘어 '사회적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 제안했다.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의 투자자교육은 여전히 영세하고 특히 체계적인 연금 교육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미국의 자본시장이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퇴직연금 시장, 특히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DC형 퇴직연금의 도입으로 가입자들은 투자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결과 퇴직연금 수익률도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투자자 개인의 재테크 지식도 크게 높아졌고 이는 미국 시민 전반의 수혜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경우 사회공헌차원에서 무상 투자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 많지만 한국의 경우 기업의 영업을 돕는 마케팅 기관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 대표는 "돈 버는 비즈니스가 아닌 연금에 대한 시민 의식 향상을 위한 순수한 사회공헌을 펼 예정이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DC형 퇴직연금 확대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기에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가 10개월 가까이 고민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자 때마침 정부는 '2022년까지 전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강 대표가 해왔던 '시대의 고민'이 현실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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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에서는 노동조합이 퇴직연금 도입에 반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퇴직연금 도입에 노조가 오히려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이 근로자의 평생을 책임질 수 없는 100세 시대, 노조가 직원들의 은퇴설계와 퇴직연금 운용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기업 세이코엡슨의 경우 노조가 직원들의 재무설계를 '라이프 서포트 활동'으로 적극 지원해 성공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강 대표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도 연금 제도의 확산과 시급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한 베이비부머가 돈을 쓰지 않는 이유는 얼마 안 되는 퇴직금을 쓰기가 두려워서라는 지적이다. 연금으로 꾸준한 노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내수 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강 대표는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에서 △100세 시대의 노후설계와 연금 연구 △언론·세미나 등을 통한 연금 교육 활동 △기업의 연금 담당자, 연금 사업자에 대한 지원활동 △CEO및 임직원들에 대한 강연활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