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시장 숨통끊나"…양도세 부과에 업계 시름(종합)

"파생시장 숨통끊나"…양도세 부과에 업계 시름(종합)

조성훈 기자, 김성은
2014.12.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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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양도세 기본세율20% 2016년 시행, 업계 "시장 위축 불가피"

파생상품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원안대로 통과함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의 시름이 깊어졌다. 거래승수인상과 호가제한 등 파생시장 규제로 침체분위기인데 설상가상으로 양도세 과세까지 이뤄져 투자자 이탈과 거래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물시장위축으로 세수가 오히려 감소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앞서 국회는 2일 파생상품 거래 양도차익에 대해 기본세율은 20%로 하되 상하 10%의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파생거래 양도세는 다른소득과 구분해 분리과세하고,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제공하며 연 1회 확정 신고 납부토록했다. 법시행은 2016년부터다. 법안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일단 파생상품에대한 직접 투자만 과세하고, 펀드·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주식워런트증권(ELW) 등 간접투자상품은 제외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과세대상이나 방법은 내년 시행령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발의한 양도세 부과안이 기초가 된 것이다. 애초 정부는 파생상품 과세와 관련해 증권거래세법을 개정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파생시장 위축 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양도소득세로 방향을 틀었다. 나성린 의원 발의안 기본세율은 10%였는데 후속 논의에서 기획재정부가 20%를 기본세율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업계의 충격파를 감안해 당분간 탄력세율로 10%(기본세율의 상하 최대 50%까지)를 가감하는 방안이 최종안에 담겼다. 때문에 도입초기에는 10%세율을 적용하되 추후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양도세 도입안이 거래세보다는 낫지만 파생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과세가 이뤄지는데 우려를 안고 있다. 특히 기본세율이 10%에서 20%로 늘어나고 기대했던 '이월공제'도 반영되지 않은데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월공제란 가령, 전년도 파생상품에 1억원을 투자해 3000만원을 손해봤을 경우, 올해 나머지 7000만원으로 10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해도 2년간 총손실을 2000만원으로 보고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당장 법시행뒤 거래량 감소가 우려된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차적으로 개인 중심 거래량이 감소할 것이지만 투자자이탈과 변동성 감소로 인해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도 위축돼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이라며 "만일 중국 지수 파생상품 시장이 외국인에게 개방된다면 그나마 한국에 남아있던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본부 임원은 "법인과 외국인을 제외하고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세법적용이라 할지라도 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인의 파생상품 시장 참여 제한으로 전체 거래량이 줄고 변동성이 줄어들면 파생상품 시장 본래의 의미와 기능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파생상품이 기본적으로 현물상품과 함께 거래가 이뤄지는데 한쪽은 거래세, 한쪽은 양도소득세로 따로 떼어 놓고 과세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며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의 매매에 증권거래세를 물려 전체 거래량과 세수가 동시에 줄어든 것처럼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신고부담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논의과정에서 개인투자자의 조세협력비용과 조세행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신고를 매분기에서 1년에 한차례로 바꿨지만 파생상품은 워낙 거래빈도가 많고 복잡해 신고자체가 만만치 않다"면서 "시행령에서 계산방식과 서식, 과세대상 상품 등을 최대한 간소화해 개인들의 신고부담을 줄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생상품 양도세 부과가 세수 확보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 연구위원은 "증권거래 세수는 연간 3~4조원로 추정되고 현물 거래중 20%는 현선물 가격차를 이용한 프로그램 매매로 이뤄진다"며 "프로그램 매매가 절반(10%)으로 줄어들 경우 연간 3000~4000억원의 세입이 감소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파생상품에 2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기준 735억원이 걷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생상품 양도소득세로 1000억원 미만의 새로운 세수가 걷혀도 현물시장 위축으로 그 이상의 세수가 감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세금 부과를 원천징수형식으로 할지, 계좌단위로 할지, 손실공제는 적용할지, 파생상품은 연단위로 끊어서 투자되는 것이 아닌데 세금을 부과하는 시기는 어떻게 할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이 문제"라며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촉박하게 이뤄진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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