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산업은행이 첫 번째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 발행에 나섰다. 7000억원 규모로 성공적 청약이 진행됐지만 금융감독원의 보험사 관련 규제로 금리가 예상보다 올라가게 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11일 7000억원 규모 10년만기 후순위채형 코코본드를 발행한다. 국책은행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등이 면제돼 별도의 수요예측 없이 지난 9일 기관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에는 연기금, 보험사, 은행, 증권사 등 다수 기관투자 수요가 들어와 모집물량을 채웠다.
청약이 무난하게 진행됐지만 산업은행 측은 웃지만도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보험사 투자 코코본드에 대해 기타자산 계정 처리 및 8%대로 높은 신용위험계수를 내걸어 보험사 투자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조치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코코본드에 투자할시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관리에 부담이 큰 상황이 됐고 코코본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산업은행이 예상했던 보험사 물량은 전체 발행액의 70-80% 수준이었는데 금감원의 새로운 제도 발표로 보험사 투심이 코코본드 시장 전반에 급냉각됐다. 이에 금리를 국고채 10년물 최종고시수익률에 50bp(=0.50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높여 제시하게 됐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최종 7000억원 중 10% 남짓한 보험사 투자물량만이 들어왔다.
역시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경우 지난달 초 3.1% 수준에 발행에 성공했다. 금감원이 보험사 코코본드 투자와 관련 안을 내놓기 전인 당시 8000억원 발행에 총 80% 상당 보험사 물량이 몰려 청약이 오버부킹됐고 금리수준도 대폭 떨어지게 됐었다.
산업은행 코코본드 발행금리는 지난 9일 국고채 10년 최종호가수익률인 2.75%에 50bp가산된 3.25%에 발행이 결정됐다. 이는 발행사 및 시장관계자 예상 수준 3% 초반 수준 대비 큰 폭 높아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투자금 손실 우려가 가장 낮은 발행사 중 하나로 인식되는만큼 청약은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그렇지만 보험사 규제안이 발표되며 발행금리가 큰 폭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책은행이 보험사 모집에 고전했을 정도면 향후 코코본드 발행시 보험사 물량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코코본드라 불리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은행 자본 규제인 바젤3 하에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형태로 나뉘는데 산업은행은 10년만기로 금산법에 따라 투자금 손실 조항은 있지만 이자지급 정지 조항은 없는 후순위채형으로 발행을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