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를 앞두고 온실가스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 개설된 배출권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12일 배출권시장이 개설된 이후 24일까지 216거래일 동안 배출권거래가 성사된 날은 단 12거래일에 불과했다. 거래된 온실가스 배출권도 이산화탄소 규모로 환산했을 때 96만1500톤에 불과했다. 2012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6억8830만톤)의 0.14% 수준이다.
배출권시장에는 배출권 할당 대상기업 505개사와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 3곳 등 총 508개사가 참여할 수 있다. 할당 대상기업은 한국전력, 포스코, GS칼텍스, S-Oil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이다. 할당 대상기업은 올해 할당받은 감축 목표량을 기준으로 자사 사정에 따라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기도 하고 팔 수도 있다.
다수 참가자들이 있음에도 배출권 거래가 미미한 데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올해 온실가스 감축 할당량을 제대로 달성했는지는 내년 상반기나 돼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아직 대상 기업들이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할당 대상 기업들의 입장은 다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워져 정부가 배분한 할당량보다 실제 배출할 물량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굳이 돈을 주고 배출권을 사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배출권시장 참여 기업 대다수가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 할당량이 남아도 배출권으로 팔지 않고 그냥 유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올해 거래된 배출권의 상당 부분은 시장개설 초기 시스템을 체험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시험삼아 참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배출권시장을 온실가스 감축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좀더 정밀한 설계와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