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유동성株 시장조성자 제도 성공하려면

[기자수첩]저유동성株 시장조성자 제도 성공하려면

황국상 기자
2015.12.14 16:54

저유동성 종목에 대한 시장조성자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벌써 회의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시행까지 3주일 남은 상태다.

저유동성 종목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거래가 부진하면 가치가 저평가돼 추후 자금조달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2006년 1월부터 저유동성 종목에 대해 LP(유동성 공급자) 제도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증권거래세를 내야 하는데다 저유동성 종목을 다룰 만큼 자금 규모가 충분하지도 않아 이 제도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로 LP로 참여한 증권사는 지난 10년간 단 3개사에 불과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시장조성자 제도는 증권사의 호가 제출 의무를 상당부분 경감시키고 증권사가 LP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세와 수수료를 없앴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존 LP 제도에 참여했던 3개 증권사 중에서도 새 시장조성자 제도에 불참하는 곳이 나올 정도다. 현재 국내 57개 증권사 가운데 이미 50개에 육박하는 증권사가 명시적으로 시장조성자 제도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조성자로 참여할 때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에 비해 실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기업들이 IR(투자자 홍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거래가 부진한 측면도 있는데 이를 증권사에 해결하라고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저유동성 종목이라고 해도 액면분할 등 유동성 증대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기업은 시장조성제도 수혜대상에서 제외시켰다"며 "증권사들에 시장 조성 활동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위적인 유동성 창출을 위해 증권사가 져야 할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저유동성 종목을 매매할 때 져야 하는 시세 급변동의 리스크와 저유동성 주식을 대량으로 떠안을 수도 있는 리스크에 비해 증권사가 가져갈 수 있는 마진이 너무 박하다"며 "현재 검토하는 수준의 인센티브로는 증권사 참여를 독려하기에 부족함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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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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