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CES서 주목받는 VR, 응답하라 2009?

[기자수첩]CES서 주목받는 VR, 응답하라 2009?

김건우 기자
2016.01.08 03:20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VR(가상현실)이다. 삼성,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VR 제품을 선보였고, 드론·게임 등에 VR기술을 결합한 체험관은 밀려드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증시에서도 올해가 VR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도 벌써부터 VR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같은 VR 바람은 기시감을 던져준다. 2009년 증시를 달구었던 3D 테마와 닮아있어서다.

당시 3D 테마는 영화 '아바타'의 전세계적인 흥행에서 시작됐다. 3D 영화와 방송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도 달아올랐다. 예컨대 당시 코스닥기업인 케이디씨정보통신은 자회사를 통해 CJ CGV에 3D 영상장비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무려 7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문제는 다른 증시테마도 그렇지만, 기대감을 뒷받침해줄 마땅한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할 3D 장비주가 없자 3D테마는 외려 콘텐츠분야로 확산되며 기세를 확장했다. 3D 콘텐츠회사에 수억원을 투자하거나 사업목적에 3D만 넣어도 해당 업체의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는 이상현상이 연출됐다. 하지만 3D 광풍은 이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고, 2016년 현재 3D사업을 제대로 진행중인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VR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3차원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헤드셋을 20만원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보급도 빠르게 이뤄지고 게임,쇼핑,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의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증시도 당분간 VR 열병에 들썩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VR와 관련된 장비 및 부품 상장사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3D와 마찬가지로 VR 테마도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하며 생명력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증시는 미래 성장성이라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당장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실체에 근거해야한다. 부디 올해는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VR 테마주 만들기’ 신공이 남발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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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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