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보다 안전?" 中급락에 국민재테크 ELS 휘청

"펀드보다 안전?" 中급락에 국민재테크 ELS 휘청

김명룡 기자
2016.01.20 19:01

홍콩H지수 급락에 8090억원 원금손실 구간 진입…20일에만 4564억원 추가

증권사 ELS 가입권유 문자
증권사 ELS 가입권유 문자

‘펀드를 대신해온 국민 재테크 상품이 갑작스런 글로벌 증시하락으로 국민 밉상이 돼 버렸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로 설계된 주가연계증권(ELS)들이 대거 원금손실 구간으로 진입했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인데, 지수 하락이 지속되면 원금손실 구간으로 진입하는 ELS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H지수 녹인형 ELS 3256건(발행액 17조7602억원)중 녹인(원금손실 진입)이 발생한 ELS는 총 348건(8090억원)이다. 이날 H지수가 8015.44로 하락하면서 이날 새로 녹인이 발생한 ELS는 67건으로 투자원금은 4564억원이다.

지금까지 녹인이 발생한 ELS의 평균 발행 하단 베리어는 61%(기초자산 가격 39% 하락)로 이를 감안한 손실액은 3155억원 정도로 계산되고 있다.

문제는 발행규모가 큰 ELS의 녹인 베리어(기준)가 홍콩H지수 6500~8000 사이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만일 H지수가 7500까지 떨어지는 손실이 발생하는 ELS는 731개로 늘고 투자원금은 2조4556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7000으로 하락하게 되면 503건의 ELS가 추가로 녹인구간에 진입하고, 투자원금도 2조2474억원이 더 늘어난다. 6500까지 내려가면 3조6268억원이 새로 원금 손실 구간으로 들어간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약정된 기간 동안 특정구간에 있으면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상품마다 기준이 되는 지수와 수익률을 확정하는 기준도 천차만별이다. 보통 만기 이전에 원금과 수익금을 받을 수 있는 조기상환 기회가 3~6개월마다 부여되기도하는데 대체적으로 3년 정도 보유해야 원금과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 대신 가입할 때 정해놓은 기준지수의 50~60% 수준으로 하락하면 녹인이 되고 손실이 발생한다.

일단 녹인이 발생하면 ELS의 평가손실은 확정손실로 바뀐다. 녹인 전에는 원금이 보장됐지만 녹인 이후에는 가입할 때 지수보다 하락한 만큼 원금손실을 입게 된다. 다만 지수가 다시 상승해 만기시까지 최종상환조건에 들면 수익을 확정할 수 있는데, 대략 가입시점 지수의 85%수준이 대부분이다. 60% 하락을 기준으로 홍콩H지수가 현재보다 40% 이상 상승하지 않으면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H지수 오르길 기도하는 방법밖엔"…현재 녹인이 발생한 ELS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파생상품 전문가는 "녹인이 발생한 상품을 중도환매하게 될 경우 30~40%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H지수가 반등해 수익확정구간으로 들어가기를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녹인 직전에 있는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녹인을 우려해 환매를 하게 되면 30% 이상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어차피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라면 H지수의 반등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H지수 ELS에서 녹인이 대거 발생함에 따라 ELS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LS는 8% 내외의 투자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그래서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H지수의 급락으로 ELS는 고위험저수익 상품이 돼버렸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은행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ELS를 선호했다"며 "이번에 ELS의 위험성이 극단적으로 부각됨에 따라 ELS시장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증권주가 급락한 이유로 40포인트 이상(-2.34%)의 코스피 지수하락 외에 ELS 판매손실 우려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막무가내식 해외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손 쓸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해외시장에 대한 분석이 어려워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가 전체 ELS의 절반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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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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