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원만 세금연체때 금융거래 금지" 부동산신탁사 '초비상'

[단독]"1원만 세금연체때 금융거래 금지" 부동산신탁사 '초비상'

송정훈 기자
2016.12.20 10:37

[단독]지자체 재산세 체납정보 집적으로 금융거래 제한

신탁 재산세 체납정보 제공 구조
신탁 재산세 체납정보 제공 구조

내년부터 부동산신탁회사(이하 신탁사)가 신탁재산 세금을 체납하면 금융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부동산 원소유자인 고객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을 대납하는 상황에서 여러 신탁재산 중 한 건만 세금을 체납해도 신용거래가 중단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신탁은 신탁 고객의 부동산을 개발하거나 관리, 처분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금융투자업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정자치부(행자부)는 내년 1월부터 각 지방자치단체가 은행연합회 산하 조직인 한국신용정보원(신용정보집중기관)에 신탁 재산세 체납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과 증권, 보험, 신용카드, 보증기관 등 금융사는 신용정보원 체납정보를 활용해 대출 제한과 이자 조정, 법인카드 사용정지, 배상책임보험 보험료 조정, 대출 보증기관 보증서 발급 거부 및 보증 한도 축소와 수수료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한다.

별도로 지자체와 관공서는 체납정보로 신탁사의 부동산사업 관련 인허가와 관공서 입찰 등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 신탁사 신용도 하락으로 사실상 모든 신용거래가 제한되는 셈이다.

이번 조치는 행자부가 2014년부터 지방세법을 개정해 부동산신탁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고객)에서 수탁자(신탁사)로 변경한데 따른 것이다. 그 동안 한국신용정보원은 신탁 재산세 체납정보 제공을 위한 관리규약 개정과 전산 시스템 구축 등 준비 작업을 벌였다.

신탁업자들은 체납정보 제공이 시행되면 현재 대규모 체납 재산세를 감안할 때 납세의무자인 신탁사가 회사 돈(고유재산)으로 특정 신탁재산의 세금을 내지 못해 신용거래가 중단되는 경영상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신탁 재산세 3000억원 중 체납 재산세는 900억원(6만건)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탁재산의 원소유자인 고객이 납세의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의로 신탁사에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대형 신탁사 관계자는 "업계 반발에도 2014년부터 납세의무자가 고객에서 신탁사로 바뀌었다"며 "정부의 징세 업무를 영세한 신탁사들이 대신해 세금을 대납한 뒤 추후 고객에게 정산받는 구조여서 신탁 재산세 체납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세금을 내지 못하면 신용거래까지 정지시키는 건 불이익을 주면 징세가 용이해 질 것이라는 행정편의주의 발상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신탁사 관계자는 "사실상 신탁사가 정부에서 떠넘긴 세금 관련 업무에 대규모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고객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신탁재산을 처분해 세금을 회수하면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자부는 다른 체납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예정대로 체납정보 제공을 시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도 도입을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업계의 혼선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산하기관인 지자체에서 신탁사에 대한 신용거래를 제한해 세금 징수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업계 의견을 토대로 금융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도입 시기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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