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스닥 상장 앞둔 이창우 샘코 회장…2009년 수호이, 2015년 에어버스 계약 성사

#사천제2일반산업단지 내 해안가에 인접한샘코본사. 매주 월수금 오전 8시 이창우 회장의 방에선 6명 임원들의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다. 영업 부서에선 수주 단가를 낮춰서라도 가능한 많은 실적을 올리려고 하고 재무 부서에선 수익성을 따져가며 단가를 올리라고 요구한다. 생산부서는 납기 마감일을 넉넉히 붙잡고 싶어한다. 모두가 각자의 논리를 펼친 뒤 최종 결정은 최고경영자(CEO) 이 회장의 몫이다.
지난 13일 경남 사천에서 만난 이창우 샘코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우리에게 충분히 만족할만한 단가를 제시하고 여유로운 납기일을 제시하는 클라이언트(고객)는 세상에 없다'고 강조한다"며 앞선 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누군가의 의견을 최종결정에 반영하지 못할 때 나도 해당 임원의 눈치를 본다"고 털어놨다.
1953년생인 이 회장은 공군 대위를 거쳐 △삼성항공산업 구매총괄 △한국항공우주산업 구매총괄담당으로 세계 항공산업의 틈바구니에서 평생을 보낸 전문가다. 2003년 샘코에 대표로 합류해 회사를 인수한 후 15일 코스닥 상장을 앞뒀다.
세계 항공기 시장규모는 수백조원에 이르지만 국내 민간 항공기산업은 불모지에 가깝다. 샘코는 2009년 러시아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인 수호이와 항공기 도어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샘코의 올해 실적 목표치는 매출액 332억원, 영업이익 38억원, 당기순이익 26억원이다. 2020년 목표는 매출액 779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이다.
고객사 확보가 가장 큰 장벽이었던 항공기 부품산업에서 샘코는 안정적인 '성장 에스컬레이터'에 진입했다. 올 상반기 보잉 항공기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인 스피릿과 각각 계약기간 7년, 6년인 '웨이브2', '웨이브3' 프로그램을 총 5700만달러(약 640억원)에 수주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는 민간 항공기 시장에서 '공룡'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에어버스사에 공급하는 A350 화물용 도어는 지난해 매출 기준 1%에 불과하지만 향후 회사의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하반기 스피릿사와 추가 항공기 부품 계약을 추진하고 있고 에어버스와도 대규모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에 산청공장이 준공되고 현재 50 대 50인 생산지원인력과 생산인력 비율을 현장 인력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면 수익성 역시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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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부품은 1차 협력업체나 항공기 제조업체의 견적서를 받아 실제 납품이 이뤄지기까지 통상적으로 2~3년이 걸린다. 이 회장은 지금도 고객사와의 거의 모든 협상에 실무자로 테이블에 앉는다. 직접 영어로 소통하며 상대방의 미묘한 톤이나 표정까지 잡아내고 대비책을 세운다.
이 회장은 까다롭기 그지없는 보잉·에어버스의 구매 담당 임원들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협상 테이블에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건 경쟁업체 대비 50% 이상 낮춘 제조단가와 공정 제조과정을 설명해 해당 비용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에어버스에서 처음으로 견적서를 받고선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1주일 만에 현장인력들이 밤새 제작한 핵심부품과 품질보증서를 제출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깜짝 놀란 에어버스 측에서 정식 발주를 냈고 1년간 현장을 독촉해 700여 개 품목의 부품을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협상 전문가이지만 '거짓말은 잘 못한다'는 이 회장은 샘코 성장의 공을 사천공장의 현장 직원들에게 돌렸다.
이 회장은 "현장의 각 공정 리더들은 모두 지방 공고 출신이다. 이들과 회사가 성공 경험을 함께 나누며 지금의 샘코를 이뤘다. 3류가 모여 1류를 만들어낸 우리가 바로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