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증권업계 "최소 1분기까지 조정 이어져, 이후 반등 가능성도"
국내 증시가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 여파에 무너졌다.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하루동안 7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증권업계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둔화 우려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1분기 이후 외국인 매도가 잦아들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64포인트(1.33%) 내린 2491.75에 마감했다. 지난달 15일 이후 3주만에 종가기준 2500선이 깨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25포인트(4.59%) 내린 858.22 거래를 마쳤다. 퍼센트 기준으로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2016년 6월24일(-4.76%)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닷새간 1.9조 순매도… '셀 코리아' 악몽 재현되나=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544억원, 2255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했는데 이 기간 순매도 규모가 1조979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도는 IT대형주에 몰렸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4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삼성전자(208,000원 ▲4,000 +1.96%)로 순매도 규모가 3098억원에 이르렀다.SK하이닉스(1,033,000원 ▲35,000 +3.51%)는 310억원 어치 팔았다.
외국인 자금이탈 배경은 미국 장기 국채수익률 급등과 삼성전자 1분기 예상실적 둔화 우려다. 여기에 최근 약세를 이어오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도세를 가속화시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대비 8.80원 오른 1088.50원에 마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외국인의 '셀 코리아' 국면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호조나 기업실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던 2013년 긴축발작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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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3년5월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따른 긴축발작으로 미 국채금리가 3%대로 급등하자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나 급락했으며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는 13%나 밀렸다. 미국처럼 오르지도 못했기에 신흥국의 충격이 더 컸다.
그러나 당시 미국 유럽 중국 등이 글로벌 PMI(구매관리자지수)가 급락하며 경기체력이 약한 상황에서 금리급등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반면 최근 글로벌 PMI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당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근월물 가격은 3년새 최고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경기호조를 가리키고 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증시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상승장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이후 반등하면서 외국인 수급도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2월 이후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1분기까지 조정, 이후 반등 가능성 높아"=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의 정상화 과정에서 이번 증시 조정이 적어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반등 시점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까지 증시 조정 형태가 이어지겠지만 2분기부터 외국인 매도가 잦아들면서 국내 증시가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증시 급락 원인이었던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되면 다시 증시도 이전 형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호황기가 길었던 만큼 조정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을 끌어온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면서 국내 증시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증시가 최근 2년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이번 조정이 단기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도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나오는 초기 소음 단계로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의 1월 수출 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나 통계청이 발표하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불똥을 맞을 개연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