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 떨어지는데 세금만 쑥..."'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돼야"

내 주식 떨어지는데 세금만 쑥..."'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돼야"

정혜윤 기자
2021.10.14 05:17

올 한해 국내 증시에서 거둬들인 증권거래세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시 하락세에도 꼬박꼬박 세금을 빼가자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진다.

정부가 2023년부터 거래세율 조정 방침을 밝혔지만 사실상 증권거래세 명분의 농어촌특별세(0.15%)는 유지된다. 이에따라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13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8조 4979억원의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가 걷혔다. 올 상반기만 지난해 역대 최대 금액(12조 3743억원)의 약 70%가 걷힌 셈이다. 또 올 8월까지 증권거래세는 전년대비 2조2000억원, 농특세는 2조3000억원 등이 더 걷혔다.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주식 매도 대금의 0.23%를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0.15% 포함)로 내고 있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있지만 거래대금이 늘면서 세금은 더 많이 쌓였다. 정부는 2023년부터 모든 상장 주식에 대해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신 같은해부터 코스피 증권거래세율을 0%로 맞췄다. 단 매도시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 0.15%는 유지된다. 농어촌특별세가 부과되지 않는 코스닥 거래세율도 0.15%로 인하한다.

정부 증권거래세율 낮췄지만...

정부가 증권거래세율을 낮췄지만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 많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권)거래세율을 '0'으로 한다는 건 동의한다. 자세한 건 기획재정부와 상의해보겠다"고 발언하면서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먼저 주식 양도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되는 손실 과세 성격이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보는 것과 상관없이 매도에 따른 세금을 낸다. 이 때문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가 이익을 본 사람보다 더 많이 세금을 내는 상황도 빈번히 발생한다.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정책연구에 실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의 세수 효과' 논문에 따르면 2016년 주식 거래에서 이득을 본 투자자의 1인당 평균 양도이익은 1700만원, 거래세는 90만원을 냈다. 반면 같은 해 손실을 본 투자자는 1인당 약 1130만원의 손실을 내고도 거래세는 더 많은 120만원을 납부했다.

신우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거래세는 주식투자로 이익을 본 투자자와 손실을 본 투자자간 세후 순자산 차이를 더 크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식 양도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유 후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명백한 이중과세"라며 "주식 거래를 해서 소득 발생하면 소득세 내는데 거래세는 왜 또 걷어가느냐"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해외금융시장보다 세율이 높다는 문제도 있다. 2023년 0.15%로 낮아진다 하더라도 주변 국가인 중국·홍콩·태국(0.1%)의 증권거래세보다 높고 대만(0.15%)과 같다. 미국과 일본은 증권거래세가 없다.

기재부 "농특세 일몰까지 두고봐야"

반면 정부는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란 입장이다. 고빈도 단타 매매 증가에 따른 시장 불안 요인을 억제하는 등의 순기능을 얘기하지만 무엇보다 농특세 대체 재원 마련이 힘들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농특세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계기로 탄생한 세목으로 농어업 경쟁력 강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주식투자 관련 농어촌특별세의 현황과 개선방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농특세 총 세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증권거래금에게 부과하는 부분으로 2019년 농특세(국세분) 2조 7598억원인데 이 중 1조6349억원(59.2%)이 주식시장에서 징수됐다.

당시 농특세 도입시 주식거래 관련 세금에 사치세와 부유세 성격이 있었지만 현재는 서민 재테크 수단으로 시대 변화에 부합하지 않단 지적이 나온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식투자 관련 농어촌특별세는 입법 목적이나 원인자부담원칙, 재정지출 연관성 등과 모두 괴리돼 있으므로 인하하거나 본세인 증권거래세와 통합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실이 나도 농특세를 걷는지조차 모르는 주식투자자가 많다는 이유로 정부가 농특세를 그대로 두고 있다"며 "재정 지출의 60% 이상이 타기금으로 전출되는 등 농특세가 과다징수되고 있다. 주식투자 관련 농특세는 인하 또는 폐지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당장 농특세 폐지는 논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특세가 2024년 6월 일몰되니 2023년 말부터나 (폐지를)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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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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