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진쎄미켐 '1430억 풀베팅' 자금출처 가짜로 적었는데…"처벌 못한다"

[단독]동진쎄미켐 '1430억 풀베팅' 자금출처 가짜로 적었는데…"처벌 못한다"

정혜윤 기자
2022.01.06 04:50

#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횡령 사건의 불똥이 동진쎄미켐(60,700원 ▼2,500 -3.96%)으로 튀었다. 동진쎄미켐 주가가 3거래일 연속 빠졌다. 사흘새 10% 이상 하락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회삿돈을 횡령해 이 회사 주식을 1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당초 이씨가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원어치를 한번에 사들였을때 증권가에선 가상자산에 투자해 수천억원을 벌어들인 '수퍼개미'란 설이 나왔다.

이씨가 지분 공시를 할 때 자금 출처를 '투자이익 외'라고 기재한 탓에 여러 추측이 난무한 것이다. 만약 이씨가 횡령 자금을 통해 바로 동진쎄미켐 주식을 샀다면 이는 거짓 공시로 공시 위반 사안에 해당한다. 문제는 자금 출처를 거짓으로 기재했어도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모씨가 지난해 10월 1430억원어치 동진쎄미켐 주식을 매수했다. 당시 이모씨는 동진쎄미켐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자기자금 1430억원으로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 지분 7.62%를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씨는 공시 사항 중 '취득자금등의 조성경위 및 원천'에서 자기자금을 '투자이익외'를 통해 조성했다고 명시했다. 투자이익과 그 이외 다른 것 등을 포함한다는 얘기지만 실제 횡령 자금을 바로 동진쎄미켐 주식을 사는데 썼다면 이는 명백한 거짓 기재로 공시 위반에 해당한다.

하지만 자금출처에 따른 거짓 기재를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공시 위반은 맞다"면서도 "중요한 사항 위반이어야 조치를 할 수 있는데 자금 조성경위는 중요 사항이 아니라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444조 18호에 따르면 '주식등의 대량보유 등의 보고'에 따른 보고서류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그런데 여기서 투자 자금 출처는 '중요한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7조(중요한 사항의 범위)에 △대량보유자와 그 특별관계자에 관한 사항 △보유 목적 △보유 또는 변동 주식등의 종류와 수 △취득 또는 처분 일자 △보유 주식등에 관한 신탁·담보계약, 그 밖의 주요계약 내용만 포함돼 있다.

개인이 한 회사의 7% 넘는 지분을 한꺼번에 취득했고 보유목적이 단순 투자가 아닌 향후 경영참여 의사까지 밝힌 상황에서 자금취득 원천 등을 제대로 따지지 못하는 상황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씨는 10월 공시 보유목적란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 호에 대한 세부 계획은 없지만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자본장법 시행령 제154조 1항은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의 자본금의 변경 △회사의 합병, 분할 및 분할합병 등 회사의 주요 경영활동을 포함한다. 즉 이씨는 아직 당장 뭘할지는 밝힐 수 없지만 회사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물론 이씨는 이후 11~12월에 보유주식 336만7431주(6.55%)를 팔고 지분 55만주(1.07%)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규모 거래에 수반되는 자금 출처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은 이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분공시 심사건이 굉장히 많다보니 바로 들어오자마자 심사는 못했다. 일정 기간을 뽑아 심사 대상을 선정하는데 (동진쎄미켐)은 기간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다른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위법 사항이 있으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혜윤 기자

발로 뛰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