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이미 바닥을 치고 새로운 강세장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의견들이 늘고 있다.
S&P500지수는 28일(현지시간) 1.2% 오른 4072.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월16일에 기록한 올들어 최저치 3666.77에 비해 11.1% 오른 것이다. 기간으로는 28거래일간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4.2% 상승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는 31.8%, 애플은 21%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상승세가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인지, 지난 3월처럼 전형적인 침체장 랠리인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랠리는 3월14일부터 4월4일까지 15거래일간 지속되며 S&P500지수가 9.8%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15.5% 상승했다.
이번 랠리도 지난 3월 반등 때와 마찬가지로 기술주가 주도한 것은 맞지만 그 때와 달리 상승 속도는 완만해졌고 상승 범위는 넓어졌다.
나스닥지수가 그 때와 비슷한 폭으로 오르기까지 더 오랜 기간이 걸렸고 그 때와 달리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의 상승률 격차가 크지 않아서다.
펀더멘탈 기준에서 다른 점도 있다. 3월 랠리 당시엔 인플레이션이 8%는 물론 9%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없었고 연준(연방준비제도)이 한번에 0.75%포인트까지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6월16일 무렵엔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는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되며 미국 경제가 결국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암울한 펀더멘털 전망이 이어졌다.
지금도 증시 주변엔 걱정거리가 많다. 국제 유가는 고점 대비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경기 침체 리스크는 높아지고 있으며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은 하향 조정되며 주가를 억누를 것이라는 우려다.
펀더멘털을 보면 지금 상승세는 침체장 랠리일 뿐이라는 의견이 여전히 많지만 투자자들은 악재에도 주식 매수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부진한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곧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독자들의 PICK!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 2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은 침체는 깊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지금 증시가 여전히 침체장인지, 새로운 강세장이 이미 시작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증시를 지배하는 기대감이 충족되면 증시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고 충족되지 못하면 다시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은 지난 21일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되려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정점을 치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내년에 금리 인하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증시 랠리는 이미 이 3가지를 바라보고 진행되고 있는데 이 3가지가 현실화하지 않으면 이번 랠리도 침체장 반등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큰 폭의 경기 침체나 신용 이벤트(대규모 채무불이행 사태) 없이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증시가 지금 기대하는 얕은 경기 침체와 연준의 금리 인하는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침체장 바닥은 언제나 시간이 지나 과거를 돌아볼 때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최근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고조되긴 했으나 아직도 증시엔 랠리의 지속성을 믿지 못하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이는 심리적으로 긍정적이다. "강세장은 우려의 벽을 타고 올라간다"는 미국 증시의 격언처럼 회의 속에서 증시는 스멀스멀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을 확신할 수 있는 순간은 하트넷이 지적한 시장의 3가지 기대가 충족될 때이다. 안타까운 것은 언제나 증시는 3~6개월 후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강세장의 시작을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나타날 때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있을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고 아직 주식을 사지 못했다고 후회할 일은 아니다. 3가지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증시는 다시 하락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엔 지금 주식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주식을 산다면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반면 지금 아무 것도 안 한다면 앞으로도 그냥 그대로 수익도 없고 손해도 없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점이다.
주식은 그런 것이다. 손해 볼 리스크를 지지 않으면 수익도 없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