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복에 필수인데…증시에 반영되지 않은 악재[오미주]

인플레 정복에 필수인데…증시에 반영되지 않은 악재[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9.15 21:11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물가 쇼크'로 폭락한지 하루만에 반등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전날 낙폭이 컸던 기술주 위주로 반등하며 나스닥지수가 0.74% 올랐다.

S&P500지수는 0.34% 상승했고 다우존스지수는 0.1% 강보합에 그쳤다.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실망스럽게 나오기 전까지 미국 증시가 4거래일 연속 강하게 반등하던 모습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전날(13일) 급락을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인가, 추가 하락에 대비할 것인가.

지난 8월 중순까지 두 달간의 서머(여름) 랠리를 놓쳤던 투자자들은 우량주를 저가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또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한편 추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도 두려운 상황이다.

2~3주 하락 후 4분기 랠리

CNBC에 따르면 주가 차트를 보고 향후 증시 움직임을 예측하는 기술적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증시가 향후 2~3주일 약세를 이어가며 지난 6월 중순에 기록했던 저점을 시험하다 4분기에는 다시 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수석 미국 전략가인 에드 클리솔드는 미국 증시가 지난 8월 CPI 발표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며 쌓은 상승폭을 전날 고스란히 반납했다며 "이달 말이나 10월 초까지 지난 6월 중순에 기록했던 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날 폭락이 부정적이긴 하지만 증시가 지난 6월 저점 밑으로 떨어질지, 6월 바닥은 지키고 반등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펀트스트랫의 글로벌 기술적 전략팀장인 마크 뉴튼은 S&P500지수가 3650~3750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봤다. S&P500지수의 14일 종가는 3946.01이다.

S&P500지수의 올들어 최저치는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6월16일에 기록한 3666.77, 장 중 최저치 기준으로는 6월17일의 3636.87이다.

뉴튼은 "지난 13일의 매도세는 기술적으로 부정적이며 하락세에 시동이 걸린 만큼 10월 초까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사이클은 최소한 3주일간은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투자 심리가 부정적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조정은 올 4분기 증시가 재반등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펜하이머의 기술적 전략가인 아리 왈드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4분기에 증시가 통상 올랐다는 점을 들어 중간선거가 있는 올해도 4분기에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왈드는 증시가 지난 6월 중순에 마련한 바닥을 깨지 않고 조만간 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더 낮은 저점으로 떨어지기보다 더 높은 저점에서 하락세가 끝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저점이 더 낮아지더라도 강도는 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1928년부터 S&P500지수가 하루에 4% 이상 급락한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니 한달 후에는 평균 1.1% 올랐고 1년 후에는 평균 15.3%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반적인 경우 한달 후와 1년 후 평균 상승률인 0.6%와 8%보다 높은 것이다.

침체 없인 인플레 정복 못한다

기술적 애널라스트들은 오는 10월 이후 다시 한번 서머 랠리 같은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펀더멘털을 보면 그런 빠른 전환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심스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인플레이션과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감안했을 때 올 여름 랠리조차 이해할 수 없다며 신중론을 견지해온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시장 전문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도 그 중 하나다.

그는 14일 '시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같은 실수를 계속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투자자들이 아직 경기 침체 없이도 인플레이션이 급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어 증시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미래의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6월 중순에 기록했던 고점 수준에 근접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서머(여름) 랠리 때 상승폭의 절반 정도만 떨어졌기 때문이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4일 3.476%까지 올라갔다 3.404%로 내려왔다. 이는 지난 6월14일 장 중에 기록했던 올들어 최고치인 3.498%에 근접한 수준이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8월2일 2.516%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지난 6월16일 저점부터 8월15일 고점까지 23.3% 급등했다가 이후 14일까지 상승폭의 절반 수준인 10.7% 하락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더 높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수익률은 지난 6월 고점 수준으로 돌아갔는데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의 주가 수준은 6월 중순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매킨토시는 물론 지난 6월과 비교해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완화됐고 공급망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지난 6월에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던 유가는 9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구리 가격은 올해 고점 대비 20% 급락했다.

유럽과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매킨토시는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연준이 내년 초에는 금리 인상을 멈추고 내년 말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타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허점이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경제에 효력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첫 금리 인상의 효과가 경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긴축의 효과는 올해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내년에는 수요를 약화시킬 것으로 봤다. 게다가 내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2년간 정부의 각종 지원금으로 가계에 쌓인 저축도 바닥이 난다.

지금은 가계에 쌓인 저축이 소비를 지탱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현재로선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고용시장도 호조세를 유지하며 인건비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연준이 시장의 기대대로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붕괴돼 물가 상승이 중단되는 때일 것이다,.

반면 시장은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이 급락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불가능한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매킨토시의 진단이다.

실제로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수익률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 ICE 뱅크 오브 아메리카 미국 하이일드 지수에 따르면 현재 정크본드 수익률은 국채 대비 4.68%포인트 더 높다.

이는 일반적인 경기 침체 때 국채와 정크본드의 수익률 격차가 8%포인트를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시장엔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기대만 있지 경기 침체 가능성은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매킨토시는 인플레이션이 경기 침체 없이도 급락해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다면 채권과 주식시장의 현재 가격은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이 불가능하다면 현재 자산시장은 크게 고평가된 상태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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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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