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인사이트]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36)가 하루인베스트를 알게 된 건 작년 봄이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은행을 표방하는 국내 기업이라 믿음이 갔다. 수년 전부터 가상자산 투자를 하던 박씨는 하루인베스트에 본인의 투자금에 가족, 친척들의 자금까지 51비트코인(약 20억원)을 예치했다.
일본에서 대학원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던 박씨는 입출금 중단 사태가 터지고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박씨는 "비트코인을 은행에 맡긴다고 생각해 (사태를) 예상치 못했다"라며 "타지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모은 돈뿐만 아니라 가족, 친척들의 돈까지 들어있는데 모두의 인생이 날아갔다"고 토로했다.
국내 가상자산 운용 업체 하루인베스트가 출금을 중단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하루인베스트는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한 B&S홀딩스를 고소했지만 피해 규모나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한순간에 거액의 투자금이 묶여버린 피해자들은 사측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12일 하루인베스트 피해자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달간 불면, 우울감, 식욕감퇴, 가정불화 등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구성한 '하루인베스트 정상화를 위한 대표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국내 피해자는 650여명, 피해액은 1500억원이다. 해외 거주 피해자는 70명, 피해액은 4000만달러(약 516억원)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하루인베스트의 출금 중지 사태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하루인베스트에 1억원을 투자한 직장인 임모씨(46)는 "그동안 돈을 모으면서 나와 가족들에게 인색하게 굴었던 것이 후회된다"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갔다하고 업무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 매일 술을 마시거나 약을 먹고 잠이 든다"고 했다.
하루인베스트가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는 의견이다. 약 5억원을 투자한 직장인 김모씨(45)는 "회사 후배의 소개로 서비스를 2년 반 동안 이용했는데 출금 중지가 한 달이나 이어질 줄 몰랐다"라며 "회사 잘못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면 관련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데 아무런 말이 없는 게 너무 답답하고 불안해 고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하루인베스트 투자자 110여명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 피해자 118명은 서울회생법원에 하루인베스트를 비롯해 모회사 블록크래프터스, B&S홀딩스 등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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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의 피해자들 추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인베스트 피해자 대표단장은 "하루인베스트 등에 대한 회생 신청 결과와 자산 배분 계획, 손실률 발표 등에 따라서 탄원서 등 단체 활동을 준비 중"이라라며 "개개인의 형사 고소는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하루인베스트는 지난달 13일 오전 돌연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파트너사였던 가상자산 트레이딩 기업 B&S 홀딩스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에서였다. 하루 측은 이날까지 자사 온라인 블로그의 영문 공지와 안내 메일을 통해서만 입장을 내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나 출금 재개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6일 영문 공지를 통해 "B&S 홀딩스의 상황과 별개로 자산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이라라며 "자산 분배 계획을 확정하면 자산 회수에 맞춰 단계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언제부터 가능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했다. 본지는 이형수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