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상장 심사 '허들'에… 스팩 상장 나 홀로 '꽁꽁'

높아진 상장 심사 '허들'에… 스팩 상장 나 홀로 '꽁꽁'

송정현 기자
2025.05.20 15:02

금감원,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기업 가치 평가 면밀히 심사
IPO업계 "간편·빠른 상장이라는 이점 사라져"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 날 '따블'(공모가 대비 2배) 행진을 이어가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반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은 '나 홀로' 얼어붙은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스팩 합병 기업의 기업가치를 더욱 면밀히 검토하면서 상장 심사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지면서다. 업계에서는 직상장 대비 '간편한' 절차가 강점이었던 스팩 합병 상장의 이점이 희석되면서 기업들의 상장 추진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유안타제17호스팩, 한화플러스제5호스팩으로 단 2곳이다. 이들 스팩 기업은 각각 올해 1월과 3월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지난달과 이달 상장한 스팩은 '제로'다.

2023년 상장한 스팩은 37개, 지난해에는 40개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장을 준비하던 DB금융제14호스팩과 키움히어로제1호스팩이 예비심사를 철회한 것 등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가 절반 이상을 지나간 현 시점에서 당분간 스팩 상장 추이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통상 규모가 작거나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팩과 합병 상장을 추진한다. 직상장과 달리 기관 수요예측과 청약 등 일반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시간이 덜 소요된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IPO시장이 부진할 때 스팩 합병 상장은 중소형 기업들의 우회 상장 경로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스팩 합병 상장을 바라보는 담당 기관들의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이러한 '이점'이 희석됐다고 분석한다. 금융감독원은 스팩 합병 기업들의 가치 평가 방식을 두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합병 상장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있다면서 제출된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파두'사건 이후 이러한 기조가 심화됐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속 금융당국의 상장 심사가 강화되면서 최근 예비심사 단계에서 합병을 자진 철회하는 스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기조에 발맞춰 한국거래소 또한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최근 상장 준비기업들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보완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스팩 합병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지속되는 점도 스팩 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달 IPO를 포기하고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자동화 설비 전문 개발·제조 기업 에이아이코리아(7,200원 ▲380 +5.57%)는 전날 기준가(1만 6690원) 대비 21.87% 하락한 1만304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1월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블랙야크아이앤씨(3,530원 ▲125 +3.67%) 주가 역시 전날 종가 기준 기준가 대비 25% 이상 하락했다.

IPO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올해 상반기 스팩 합병을 추진한 기업들이 전무했다. 하반기부터 중소형 기업을 중심으로 스팩 합병 딜(거래)이 조금씩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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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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